투자하러 온 VC도 고객사 됐다...226억 몰린 주주 관리 서비스
[스타트UP스토리]서광열 코드박스 대표- 2022.10.26 09:04
- 서광열 코드박스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서광열 코드박스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비상장사의 주주명부는 국세청도 1년에 한번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인데 '주주(ZUZU)'는 실시간 알 수 있습니다. 주주명부 관리를 도와주는 플랫폼이니까요. 여기에 벤처캐피탈과 엔젤투자자 등 투자사들의 행정업무까지 지원하면서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두 축을 모두 지원하는 유니크한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서광열 코드박스 대표(42)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비상장사의 주주명부는 아직 아무도 모은 적이 없는 데이터로 향후 스타트업 생태계를 가장 잘 아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코드박스가 2020년 6월 출시한 '주주'는 한마디로 주주관리 서비스다. 주주명부 관리부터 스톡옵션 관리, 주주총회 및 이사회 개최 등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가 혼자하기 어려운 행정업무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사스(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제공한다. 창업자가 투자를 유치하고 스톡옵션을 제공하면서 늘어난 주주를 관리하는데 유용한 서비스로 현재 고객사는 4523개사에 달한다.
주주는 주주관리 외에도 법인서류 발송, 스톡옵션 전자계약 등 부대 서비스도 제공한다. 서 대표는 "주주총회를 지원하면서 고객사로부터 서류 배송 서비스에 대한 니즈를 확인했다"며 "주총·이사회, 등기 서류 등 법인서류를 서울 전 지역에 90분만에 발송하는 기능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VC를 위한 '주주포브이씨' 출시…투자한 기업 현황 및 서류 한눈에 파악 코드박스는 지난 9월 주주의 벤처캐피탈 전용 버전인 '주주포브이씨'도 출시했다. VC와 투자받은 스타트업 양측이 자료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코드박스에 시드투자한 카카오벤처스가 1년간 시범사용 후 출시했다.
VC는 투자한 스타트업의 재무제표, 주주명부, 법인등기부등본, 4대보험 가입자 명부 등을 전달받아 관리해야 하는데 투자한 기업이 수십개에서 수백개에 달해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주주포브이씨'를 이용하면 한번에 모든 기업에 서류를 요청할 수 있고 제출 현황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 제출한 서류들을 기업별, 문서별로도 정리해준다.
서 대표는 "카카오벤처스를 포함해 시리즈B 투자에 참여했던 VC들은 대부분 '주주포브이씨'를 이용하고 있다"며 "VC가 고객이 돼야 하는 업의 특성상 시리즈B 투자유치를 할 때 일부러 가능한 많은 VC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덕분에 KB인베스트먼트의 추천으로 KB스타터스에도 선정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코드박스는 2018년 1월 카카오벤처스와 두나무로부터 6억원의 시드투자를 받은 후 2019년 5월 빗썸과 비티씨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두나무에 인수되면서 빗썸과 비티씨인베스트먼트는 투자금을 회수했다. 올 4월엔 두나무를 비롯해 KB인베스트먼트, IBX파트너스, TBT파트너스, 대교인베스트먼트, 위벤처스, ES인베스터, HB인베스트먼트 등 8개 투자사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개인투자조합은 개인(엔젤투자자)이나 법인(창업기획자 등)이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최소 1억원 이상 출자해 결성한 조합을 말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1년 결성 조합 수는 전년보다 88% 증가한 910개를 기록했다.
'주주포엔젤'은 업무집행조합원(GP)과 출자자(LP)간 편리한 소통 채널을 제공한다. GP는 주주포엔젤을 통해 투자집행보고서 제공, 투자 확인서 발급, 세금 관련 안내, 조합원 총회 개최 등의 업무를 지원받을 수 있다. LP는 투자내역 확인, 소득공제 서류 발급, 총회 결의 등을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서 대표는 "개인투자조합의 투자집행 관련 백오피스 업무를 지원하는 동시에 투자처 발굴도 지원해 스타트업의 투자기회를 늘리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는 기술증명을 위한 기술 데모로 시작…"스타트업과 VC 연결하는 플랫폼 될 것"
서광열 코드박스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코드박스는 원래 블록체인 기반 증권형토큰(STO) 플랫폼 '코드체인' 등을 개발하는 기술기업이었다. 증권형토큰이란 주식, 부동산, 미술품 등 자산 토큰화한 가상자산을 말한다. 두나무와 빗썸이 초기 코드박스에 투자했던 이유다.
서 대표는 "블록체인 코어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로 시작해 주식 상품을 토큰 형태로 서비스하는 기술을 개발했지만 규제로 사업화가 안됐다"면서 "규제와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보여주는 기술데모로 '주주(ZUZU)'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의외로 수요가 커서 메인 서비스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원하는 걸 만들어야 비즈니스가 된다는 걸 깨닫고 이제는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스타트업과 투자자 양측의 정보가 모이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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