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떨어진 'RE100'…다국적 기업들 'K-플랫폼' 찾는 이유
[스타트UP스토리]진용남 씨너지 대표- 2023.07.31 08:33
- 진용남(왼쪽) 씨너지 대표와 임민기 플랫폼 세일즈 운영 헤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진용남(왼쪽) 씨너지 대표와 임민기 플랫폼 세일즈 운영 헤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RE100를 달성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하거나 사용한 전력만큼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를 구매하면 된다.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량에 따라 REC가 부여되고, 이를 기업이 구매해 RE100 달성에 활용한다. 문제는 REC의 거래 방식이다. 소수의 브로커를 중심으로 거래되다 보니 가격이 들쑥날쑥하고 거래에 필요한 제반사항도 많다.
2020년 3월 설립된 씨너지(CnerG)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클린에너지 거래 플랫폼을 선보였다. 플랫폼으로 인증 절차를 강화하고, 일정한 가격흐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쌍팔년도 채권거래' 방식 REC 시장…플랫폼으로 혁신
/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
RE100 달성 시점이 다가오면서 REC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102억달러(약 12조9846억원)였던 글로벌 REC 시장규모는 2022년 159억달러로 55.9% 급증했다. 2030년에는 1009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진 대표는 REC 거래 방식에 주목했다. 진 대표는 "REC 거래는 소수의 브로커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며 "과거 채권시장처럼 정보 비대칭성이 크고 가격 협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브로커를 통한 거래는 REC 검증을 구매자가 직접 해야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진 대표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플랫폼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우선 블록체인의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해 REC 데이터를 검증·비교하도록 해 거래에서 오는 불편함을 대폭 줄였다. 24시간 실시간 대응도 가능하다. 검증 절차 또한 처음 한번이면 이후에는 자동으로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
진 대표는 "현재 주로 브로커가 갖고 있는 REC 물량을 토대로 거래를 하고 있다"며 "추후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브로커를 거치지 않고 플랫폼에 직접 REC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너지는 거래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플랫폼 수수료를 챙기게 된다. 직접 거래하는 경우도 있다.
씨너지 플랫폼은 가격 안정화의 기능도 갖췄다. 브로커들이 갖고 있는 REC 가격 정보를 지수화해 제공한다. 진 대표는 "브로커 중심의 거래 시장이다 보니 부르는 게 값이다. 브로커 마진도 상당하다"며 "간접적으로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가격 안정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씨너지 에코시스템 /사진제공=씨너지 |
진용남 씨너지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진 대표는 "전 세계 곳곳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다국적 기업을 중심으로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브로커들이 갖고 있는 지역적·시간적 한계를 극복했다는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KB금융, LG, SK, 아모레퍼시픽 등과 협의를 확대하고 있다.
가능성을 엿본 투자자들의 투자도 이어졌다. 씨너지 플랫폼 데모 버전을 선보인 2021년 시드에 이어 지난해 40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현재 브릿지 투자를 유치 중이다.
브릿지로 조달한 투자금은 탄소배출권 등 신사업과 기존 REC 시장 확대에 사용할 계획이다. 진 대표는 "REC에 이어 탄소배출권으로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국내 최초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범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20여개인 파트너사를 50여개로 확대하고, 진출 국가 역시 12개국에서 30여개국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내년 1분기 월 매출 1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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