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밀가루 빼도 맛있네…편견 깨고 '인기 빵빵'

[스타트UP스토리]'설탕없는 과자공장' 오세정 대표 "올해 오프라인 영토 확장"

"마법 같은 일을 현실로 만들고 싶었어요. '설탕, 밀가루 없이 이렇게 맛있는 빵을 만들었다고?' 이런 느낌이요.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같은 환상 속 얘기를 현실에서 만들고 있는 과정이죠."

무설탕·저탄수화물 베이커리 스타트업 '설탕없는 과자공장' 오세정 대표(32)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건강한 빵은 '맛없다'는 인식을 깨고 싶었다"며 "흔히 말하는 '건강한 맛'이 아니라 정말 맛있는 빵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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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과 배송까지 이뤄지는 서울 구로구 본사에 들어서자 달콤한 냄새가 발길을 이끌었다. 무설탕에 밀가루까지 넣지 않은 빵은 냄새부터 다소 밋밋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맛도 좋았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무설탕·저탄수화물 빵이 쉽게 눈에 띈다. 4년 전 설립된 설탕없는 과자공장은 이 분야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오 대표는 "극단적으로 설탕을 줄인 빵을 만드는 곳은 우리가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설탕없는 과자공장의 매출도 뛰었다. 회사에 따르면 설립 3년째인 지난해 매출이 530% 성장했다. 지난달 처음 월매출 1억원도 달성했다. 창업 초기부터 R&D(연구개발)에 중점을 둔 결과다.

설탕없는 과자공장의 핵심은 '비율'이다. 설탕을 뺀 대신 말티톨, 에리스리톨 등 대체 감미료를 쓰는데, 기존의 익숙한 단맛을 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뒷맛이 쓰거나 불쾌감을 일으킬 수 있는 대체당의 특성을 없애는 조합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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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은 더욱 난이도가 높다. 빵의 주재료인 밀가루를 빼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밀가루를 전혀 쓰지 않거나 적게 사용하는 대신 콩·아몬드가루 등을 쓰다 보니 새로운 레시피(제조법)가 필요했다.

당뇨가 있는 가족력 때문에 사업을 시작했지만 쉽게 답이 나오진 않았다. 그는 대기업 외식 사업부에서 일했던 경험과 각종 논문을 뒤져 최적의 비율을 찾아냈다. 경영학도인 오 대표는 "레시피 개발이 너무 어려웠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 대표는 "어머니가 저를 출산하면서 임신성 당뇨를 앓게 됐다. 크면서 외가댁의 가족력도 알게 됐고 좋아하던 빵을 한 입도 드시지 못하는 걸 보면서 너무 안타까웠다"며 "국내에 전혀 없던 무설탕 디저트의 사업성도 높다고 봤다"고 말했다.

설탕없는 과자공장은 올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중심의 판매를 오프라인으로 확대해 소비자 접점을 대폭 늘릴 예정이다. 판매품을 대폭 확대하고 엄격한 채식주의자인 비건(Vegan)을 위한 제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오 대표는 "온라인 구매를 어려워하는 중장년층 고객들의 요구가 많았다. 기존 20~30대 여성 중심의 수요를 늘리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과 백화점 입점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 달에는 백화점 행사 매장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판매 품목은 올 연말까지 36개로 늘릴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5개 신제품이 나왔다. 지난달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판매한 신제품 단백질 파운드케이크는 300만원 모집에 7배 넘는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나아가 설탕을 대체하는 원재료 유통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무설탕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도서도 준비 중이다. 오 대표는 "단순히 설탕을 제한하는 게 아니라 식단을 관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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