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임대주택만 3만채 모은 복덕방의 정체...260억 거래 터졌다
[스타트UP스토리]박형준 스페이스브이 대표- 2024.04.07 08:00
- 박형준 스페이스브이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박형준 스페이스브이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
단기 임대 부동산 플랫폼 '삼삼엠투(33m2)'를 운영하는 스페이스브이의 박형준 대표는 "장기적으로 보면 단기 임대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거래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1년 미만 짧은 거주를 위한 단기 임대는 잠시 출장을 나온 직장인이나 국내 여행 관광객이 주로 이용한다. 최근에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일반적인 임대에 비해 보증금이 저렴해 비싼 보증금에 부담을 느끼는 수요자들이 단기 임대를 많이 찾는다고 한다.
단기 임대 상품은 가전과 가구가 갖춰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용하기가 편하다. 임대인(집주인) 입장에서도 장기 계약을 기다리며 공실로 두기보다는 단기 임대로 운영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단기 임대는 월 임대료가 기존 시세보다 약 30% 높다.
하지만 기존 부동산 거래 플랫폼 대부분은 매매·전세·월세 등 전통적인 임대차 계약 방식에 집중돼 있다. 스페이스브이는 이 같은 틈새를 노리고 단기 임대 매물만 집중적으로 다루는 특화 플랫폼을 구축했다.
'1~3개월 살 방' 수요 지속 증가
박 대표는 △1인 가구의 급증 △저출산에 따른 거주 유연성 확대 △프리랜서와 같은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 확산 △워케이션과 원격근무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변화로 인해 단기 임대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삼엠투 이용자 4만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38.6%는 출장·업무에 단기 임대를 활용했다. 이어 여행·휴식(22.5%), 이사(17.1%), 학업(9%), 인테리어(7.5%) 순이다. 거래액은 2022년 5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260억원대로 늘었다.
그는 "서울이나 부산과 같은 대도시는 출장·여행·워케이션과 같은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사 시점이 맞지 않거나 집 인테리어를 위해 한 달 정도 집을 비워야 하기도 한다. 한국에 잠시 들어오는 교포들처럼 단기 임대 수요는 항상 존재했다"고 말했다.
계약까지 한 번에…허위매물 없는 직거래
박 대표는 "과거 집주인은 공실이 생기면 부동산에 매물을 내놓고 방을 보여주는 수고로움을 필수적으로 겪어야 했다. 이 과정의 거래 성사 비율은 10% 남짓에 불과하며, 계약서를 쓰고 잔금을 치르는 절차도 필요하다"고 했다.
삼삼엠투는 플랫폼에 방을 등록하고 사진과 방 설명을 올리기만 하면 된다. 중개인을 거치지 않는 직거래 모델이라 허위매물이 올라올 걱정도 없다. 이에 따라 매물에 관심을 보이고 연락하는 사람 2.2명 중 1명이 계약하는 높은 성사율을 보인다.
박 대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다른 부동산 플랫폼들은 집 매물을 보여주는 사실상 광고 플랫폼에 그친다면 삼삼엠투는 한두 달 살 집을 구하는 이들이 쉽고 편하게 집을 찾고 계약도 플랫폼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삼삼엠투에는 누적 3만여개의 단기 임대 매물이 등록됐다. 현재 계약이 가능한 매물은 9000개에 육박한다. 그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집주인들이 단기 임대에 익숙하지 않아 매물을 구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어 "앱으로 편하게 계약할 수 있다는 점, 집이 훼손되는 게 아니라 더욱 자주 점검해 오히려 잘 유지된다는 점, 단기 임대와 장기를 병행해 임차인을 빨리 구하고 공실률을 줄여 임대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점 등으로 설득해 집주인들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단기 임대 활성화, 지방소멸 문제에도 기여"
박 대표는 "임대차 시장에선 집주인과 세입자가 서로를 잘 믿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집주인이 보증금을 갖고 있으면 세입자들은 '떼일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인다. 그래서 우리가 보증금을 대신 갖고 있다가 계약이 만료되면 반환한다"고 했다.
삼삼엠투는 올해 추가 투자유치를 추진한다. 이를 바탕으로 플랫폼의 인지도를 높이고, 단기 임대와 관련된 인테리어나 물품 판매·대여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박 대표는 단기 임대 시장의 활성화가 국가적 난제인 지방소멸 문제를 막는 데 있어서도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단기 임대는 결국 특정 목적이 있어서 쓰는 것이고 그 목적의 대부분은 경제활동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방 경기를 살리는 것은 정주 인구보다는 유동 인구가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며 "어떤 도시로의 유입이 유연해지면 유동 인구가 늘고 도시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 단기 임대가 하나의 카테고리로 정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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