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입고 감동 만진다' 일상속으로 들어온 로보틱스

[MT리포트-서비스 로봇이 몰려온다]⑧필더세임 "올해 B2C 시장 진출, 영화같은 현실 실제로 구현"


image
기존 VR(가상현실) 기기 컨트롤러는 리모컨 형태로 되어 있어 물건을 잡거나 만질 때의 동작이 버튼을 누르는 형식이다. 실제 손을 사용할 때와 차이가 커 가상공간에서의 몰입도가 떨어지고 복잡한 동작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웨어러블 로봇 개발 스타트업인 '필더세임'의 소프트 센서 글러브를 착용하면 손가락 관절별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측정해 가상공간 내에서 더욱 현실감 있는 촉감을 느낄 수 있다.

지난 1월 MBC에서 방영된 VR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에서 남편이 3D로 구현된 사별한 아내를 가상공간에서 만날 때 필더세임의 글러브가 사용됐다. 아내와 손을 맞잡고 함께 춤을 추거나 머리를 쓸어 넘기는 장면은 감동의 깊이를 더했다.

image
필더세임은 2017년 7월 배준범 UNIST(울산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교수가 설립한 교원 창업 기업이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계를 연결해주는 혁신적이고 실용적인 착용형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웨어러블 로봇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배 교수는 미국 대학원 유학 시절 재활 목적으로 사용될 착용형 센서와 하지 외골격 로봇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면서 웨어러블 로봇 연구에 본격 뛰어들었다. 기존의 딱딱한 로봇과는 다른 부드러운 로봇인 '소프트 로보틱스'에 집중했다.

사람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소프트 센서를 연구해 △소프트 센서인 하이플렉스(HiFLEX) △소프트 센서 장갑인 몰리센 핸드(Mollisen HAND) △힙밴드(HipFLEX) △홈트레이닝 시스템 HomeFLEX 서비스를 개발했다.

HiFLEX 센서는 유연하고 신축성이 있는 실리콘으로 제작돼 얇고 가벼우며 접거나 구부리는 것도 가능하다. 다수의 센서를 하나의 센서 시트로 만들 수 있어 장갑 등을 더욱 작고 가벼우며 간단한 구조로 만들 수 있다.

image
지난 1월 MBC에서 방영된 VR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에서 필더세임의 프트 센서 장갑인 몰리센 핸드(Mollisen HAND)가 사용됐다. /사진=MBC 영상 캡쳐
'너를 만났다'에 등장한 장갑은 몰리센 핸드다. 장갑 안에는 다섯 손가락의 10개 관절 각도를 측정할 수 있는 소프트 센서가 내장됐다. 손가락 끝 압력을 측정할 수 있는 압력 센서, 손가락에 진동을 전달해줄 수 있는 진동자도 추가할 수 있다.

현실에서의 움직임과 가상공간 움직임이 일치해 생생한 몰입감을 느끼며 다양한 동작들을 가상공간에서 구현할 수 있다. 가상 물체를 만졌을 때 진동을 이용해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생생한 가상현실 구현이 가능하다.

필더세임은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 프로그램인 팁스(TIPS), 빅3 사업 등에 선정돼 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까지 KDB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등에서 투자를 받았다.

몰리센 핸드는 이미 헬스케어 여러 분야의 기업들이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SY이노테크는 경증 치매 진단·예방을 위한 VR 의료융합시스템에 몰리센 핸드를 채택했고, 의료기기 업체들도 재활물리치료시스템으로 도입해 재활 효과를 높이고 있다.

산업현장 안전, 차량정비 실습 등 교육용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부 기업은 현장 위험물 안전관리 VR시뮬레이션에 몰리센 핸드를 도입한 바 있고, VR 콘텐츠 개발사 비주얼리액터는 몰리센 핸드를 이용한 차량정비 VR교육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올해는 B2B를 넘어 B2C 시장 진출이 목표다. 일반 사용자들이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출시해 하프라이프-알릭스 등 유명한 VR 콘텐츠에서 소프트 센서 장갑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배준범 교수는 "모션 캡쳐 시장에서 손가락 움직임 측정을 위한 솔루션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며 "새로운 단계의 인터페이스를 개발해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레디플레이어 원 같은 영화의 내용을 현실로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