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다닌다던 그사람 집샀다…비결은 '비상장 주식'
[스타트UP스토리]김세영 피에스엑스 대표 "비상장 주식시장 진입장벽 낮춘다"- 2021.05.22 07:33
- 김세영 피에스엑스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세영 피에스엑스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서울거래소 비상장'을 운영하는 피에스엑스(PSX)의 김세영 대표가 꼽는 대표적인 거래 사례다. 김 대표는 "비상장 주식거래를 통해 집을 샀다거나 사업자금을 마련했다는 여러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힘을 준다"고 했다.
SK바이오팜이나 카카오게임즈 등 신규 상장한 공모주들이 높은 수익률을 올리자 기업공개(IPO) 이전 단계의 장외시장에서 비상장 주식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김세영 대표는 비상장 주식거래가 활발해진데 대해 "지난해 공모주 청약 붐이 있었는데 청약을 신청해도 주식을 많이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미리 주식을 구할 수 있는 비상장 주식거래에 관심이 커졌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쿠팡처럼 직접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성공하고 있다. 익숙하고 친숙한 기업의 성공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비상장주 수요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IPO 전에 대박주 미리 챙긴다…안전거래 확립
창업을 고민하던 중 그는 스타트업에 다니는 청년들이 자산형성에 좋은 시스템인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는 것에 의문을 가졌다. 이들의 자산형성을 도와야겠다는 목표로 창업 아이템을 잡았고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사업에 나섰다.
그동안 비상장 주식거래는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뤄졌다. 판매자가 보유주식 정보와 연락처를 올리면 구매자가 알음알음 접촉하는 방식으로 거래됐다. 이 때문에 허위 매물이나 사기 위험이 컸다.
김 대표는 이런 위험을 차단하는 안전거래 플랫폼으로 서울거래소를 만들었다. 구매자가 입금하면 판매자의 증권사 계좌에 있는 주식이 구매자의 증권사 계좌로 바로 넘어가기 때문에 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특히 비상장 주식거래의 고질적 문제인 정보 비대칭성을 크게 줄였다. 각 종목에 대한 주식거래 기준가를 운영해 매도자가 턱없이 높은 가격을 부르면 기준가와 비교해 얼마나 벗어났는지 알림 메시지로 띄워준다.
김 대표는 "서울거래소를 통해 비상장주 판매·구매가격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비상장 주식거래가 아직 미성숙 단계에 있기 때문에 더욱 정확한 정보제공과 좋은 투자경험을 만들 수 있는 방법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 가파른 성장세
김 대표는 "언제 수수료를 받겠다는 계획 자체가 없다. 수수료 없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우리가 비전을 갖고 추진하려는 서비스가 있다. 이를 어떻게 수익모델로 만들 것인지 검토 중"이라고 했다.
현재 서울거래소에서는 마켓컬리,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100여개의 종목이 거래된다. 상위 20개사가 거래액의 90%를 차지한다. 단순히 거래종목 수만 늘리는 게 아니라 분명한 수요가 있는 비상장주를 최우선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개인계좌만 거래 가능한 방식에서 나아가 법인계좌까지 확대해 더욱 좋은 물량을 유입하고, 거래할 수 있는 증권사도 다변화한다는 목표다. 지금은 신한금융투자 계좌로만 거래를 할 수 있다.
'비통일주권 전자거래' 규제 개선 추진
김세영 피에스엑스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김 대표는 "비상장 주식의 대부분이 비통일주권이다. 전자 거래가 가능해지면 편리성뿐만 아니라 거래규모도 매우 커질 것"이라며 "비통일주권 관련 규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이루려는 궁극적인 목표는 '기업 성장에 기여하는 근로자 모두 주식을 갖는 세상'이다. 청년들에게 자산형성 기회를 돕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 지금은 비상장 주식시장의 생태계를 개선하는 큰 움직임으로 확대됐다.
김 대표는 "예를 들어 쿠팡의 성공에 쿠팡맨들이 기여했지만 이들이 주식을 갖지는 못했다. 이들의 땀과 노력으로 기업가치가 올라가고 회사는 투자를 유치하는데도 지금의 기업가치는 주주들만 공유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공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임에도 주식을 나눠주기가 쉽지 않다. 가령 배달할 때마다 0.01%의 주식을 주는 등 전자적 배분이 가능해져야 한다"며 "앞으로 전자적 주식배분·유통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거래소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