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비, 싼거야? 비싼거야?…코로나 위기에 사표 던진 이유
[스타트UP스토리]손양덕 로지켓 대표 "물류대행 견적서비스로 정보 투명성 강화...풀민먼트로 사업 확대"- 2021.05.11 06:30
- 손양덕 로지켓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손양덕 로지켓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
손양덕 로지켓 대표는 최근 인천시 삼산동에 위치한 한 공유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오프닝 벨을 울린 '쿠팡'이 길을 잘 닦아 놓는 바람에 덕을 많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의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눈길 한번 주지 않던 물류업계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손 대표는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경쟁력 있는 서비스 하나만 잘 구축하면 초대박을 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저희와 같은 물류 분야 신생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의 효율성을 알기 위해선 현재 물류업계의 계약 관행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따른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화주가 주문받은 제품의 포장·배송량이 갑자기 늘면 3자 물류(3PL) 업체를 찾아보고 계약을 맺어야 한다.
포털 검색서비스에 '물류업체'를 키워드로 넣으면 수백 여 개의 홈페이지가 뜨는 데 대부분 단가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일이 전화·이메일로 견적서를 요청할 수 밖에 없다. 화주는 당장 급한데 답장은 하세월일 때가 많다.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로 물류 계약은 지인 소개 등 알음알음 알아 진행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로지켓의 플랫폼은 화주가 어떤 상품인지, 냉장·냉동 등 제품의 특성이 어떤지, 월 예상 물동량 등 단가에 영향을 미칠 요소를 입력하면 등록된 물류업체들이 견적서를 자동으로 제시하는 구조다. 손 대표는 "로지켓의 플랫폼은 '정보의 투명성'을 확보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플랫폼은 물류업계 대표적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례로 꼽힌다.
손양덕 로지켓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
손 대표는 처음에 상온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물류업체들만 다루려 했지만 코로나19로 냉장·냉동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냉장·냉동 3PL 업체도 연결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최근 견적요청 비중은 상온제품이 20%, 냉장·냉동제품이 80% 정도로 당시의 결정은 '신의 한수'였다. 이 같은 판단은 '신한스퀘어브릿지서울'의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해 성장전략 수립 등 경영 컨설팅을 받았던 게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손 대표는 앞으로 플랫폼에 각 지역별 창고관리시스템(WMS)을 연계해 서비스를 고도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WMS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모아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5월 들어 경기도에서 화장품 포장·배송이 늘었다면, 화장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물류회사가 어디이고, 한 박스당 얼마인지 등을 알려주는 식이다. 손 대표에 따르면 포장·배송전문업체들도 주전공이 있다고 한다. 화장품의 경우 크기가 작고,다루는 품목도 1000~2000여개 정도로 많아 전문적인 물류회사가 아니면 오배송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로지켓은 B2B(기업간거래)뿐 아니라 최근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가 활성화하면서 E2E(End-to-End) 시장도 공략할 채비를 하고 있다. 손 대표에 따르면 로지켓을 사용하는 화주 중 80%가 스타트업이다. 그는 "요즘 직장인들이 부업으로 다품종 소량 상품을 인터넷으로 판매하면서 위탁 대행을 하는데 이를 취급하는 중소 규모의 풀필먼트 기업을 이어주는 서비스를 곧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풀필먼트는 판매자 상품 보관부터 주문에 맞춰 포장·출하·배송 등을 일괄 처리해주는 통합 물류관리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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