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스떼 K-핀테크'…13억 인도인 생활금융 플랫폼 안착

밸런스히어로, 코로나 위기 뚫고 인도서 소액대출 등 디지털 렌딩 사업 본격화
  • 2021.04.16 09:00
  •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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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 밸런스히어로가 13억명의 인도인을 대상으로 소액대출 등 디지털 렌딩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COVID-19)로 사실상 사업을 중단했던 위기에서 벗어나 현지 금융사들과 손잡고 1000만달러(113억원) 대출자금을 확보했다. 수익성이 높은 대출사업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연내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16일 밸런스히어로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인도 디지털 소액대출 누적 취급액은 750억원을 넘었다. 하루 대출건수는 코로나19 이전 50건 미만에서 400~500건으로 급증했다. 누적 대출건수는 100만건에 육박한다. 회사에서 운용하는 대출 자금규모도 두 배가량 불렸다. 이를 위해 지난달에는 인도의 대형 비은행 금융회사(NBFC) 노던 아크를 포함해 웨스턴 캐피탈, 이클리어 등으로부터 약 1000만달러 규모의 대출 자금조달의 약정을 맺었다.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사진)는 "지난해까지는 만기일이 7일, 30일 등 단기 대출상품으로 한계가 있었지만, 올해 자금규모를 확대하면서 2개월부터 6개월까지 중기 대출상품까지 범위를 확대하게 됐다"며 "수익성이 좋은 대출 사업을 확대하면서 인도 핀테크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달성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14년 설립된 밸런스히어로는 핀테크 분야에서 토스(비바리퍼블리카)에 이어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에 오를 것으로 점쳐지는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이미 굵직한 투자자들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투자(시리즈D)를 받았다. 소프트뱅크벤처스와 네이버, 본엔젤스, 대성창업투자, 신한캐피탈 등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게임 개발사 크래프톤의 장병규 의장이 투자에 참여했다. 누적 투자유치액은 1000억원에 달한다.


토스 잇는 차세대 핀테크 유니콘 기대


인도는 금융 인프라가 열악하다. 13억명 중에서 제대로 된 금융 거래기록을 가진 사람은 2억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11억명은 거의 현금만 사용해 금융기관에서 신용평가를 받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이 대표는 금융 소외계층도 휴대전화를 쓴다는 점에 주목했다. 2015년 휴대전화(선불제)의 통신료 잔액확인 및 요금충전 앱 '트루밸런스'를 선보였다. 인도는 '후불제' 요금을 주로 쓰는 우리나라와 달리 90% 이상이 선불제를 쓴다.

인도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앱을 내려받은 수는 누적 8000만건, 1회 이상 충전 거래를 한 이용자는 2500만명을 기록했다. 통신료 확인과 충전을 시작으로 공과금 납부, 철도 예약, 커머스, 대출, 보험 등 서비스를 더해 금융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올해 3월까지 요금 충전과 대출 등 전체 누적 거래액은 3000억원을 넘었다. 누적 거래건수는 1억 8000만건 이상으로 집계됐다.


작년 코로나19에 사업 중단 위기도 겪어


사업이 중단될 뻔한 위기도 있었다. 지난해 인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다. 인도중앙은행(RBI)은 3월부터 8월까지 모든 금융기관의 대출 원리금 상환을 유예(모라토리엄)를 결정했다. 대출 서비스를 본격화 하려던 밸런스히어로에도 제동이 걸렸다.

사업이 중단된 기간 동안 재정비를 들어갔다. 단순 편의 서비스를 넘어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서비스 고도화를 준비했다. 축적된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대안신용평가체계'(ACS)를 개발·구축했다. 앱 내 거래기록, 위치정보, 데이터 사용량, 결제내역 등을 기반으로 자체적으로 이용자의 신용점수를 산출했다. 금융 거래기록이 없어서 제도권에 편입할 수 없었던 이용자들에게 '신용'이 생긴 셈이다.

이 대표는 "요금충전, 결제 등의 상품으로 이용자를 유입하고, 자체 개발한 ACS 모델로 대출 서비스를 고도화해 돈을 버는 사업구조를 완성했다"며 "이르면 1~2년 내 대출뿐 아니라 인도인에게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총괄하는 생활금융 중개 플랫폼으로 자리잡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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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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