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교통사고로 얻은 깨달음…800명 장애인 직장을 구했다

[스타트UP스토리]김민지 브이드림 대표 "올해 장애인 1만명 채용, 억대 연봉자 배출 목표"
  • 2021.03.08 08:48
  • 김민지 브이드림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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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브이드림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장애인은 면봉 포장 같은 단순한 일만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 등 급격한 시대 변화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에서 차지하는 장애인의 비중은 여전히 적다. 전체 상시 근로자 중 3% 안팎에 불과하다.

장애인 의무고용제도가 있지만 기업 10곳 중 8곳은 고용 대신 ‘페널티’인 부담금 납부를 선택한다. 장애인 근무환경·시설조성·사후관리가 번거롭고, 무엇보다 ‘장애인도 일할 수 있냐’는 근본 인식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장애인들로서는 억울하기만 하다. 업무능력이 있음에도 직무에 맞는 회사를 찾기 어려운 현실인데 여기에 ‘편견’이라는 거대한 벽까지 이들 앞을 가로막는다. 기업은 부담금을 내고 장애인은 계속 소외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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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브이드림 대표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장애인 고용지원 사업에 뛰어들었다. 장애인의 ‘다양한(Various) 꿈(Dream), 성공적인(Victory) 꿈’을 이루겠다는 목표로 2018년 1월 브이드림을 설립했다.

직접적인 계기는 절친(친한 친구)의 교통사고였다. 20대 때 사고로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게 된 친구가 다시 직장을 구하려고 했으나 기업들이 고용을 꺼려했고, 친구의 취업 의지가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알게 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단순히 장애인 1명을 운 좋게 취업시키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 고용·관리 자체를 시스템화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019년 론칭한 장애인 HR 솔루션 ‘플립’은 그 출발점이자 브이드림이 복지단체가 아닌 ‘정보통신업’으로 등록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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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중인 장애인 근로자 /사진=브이드림 제공
플립은 각 기업이 쉽고 간편하게 장애인의 재택근무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직무능력을 갖춘 장애인을 해당 기업과 연결하고, 기업들은 장애인 고용만 하면 거기에 수반되는 복잡한 인사관리를 플립으로 해결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플립을 통한 장애인 고용·관리가 기업의 생산성 증대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고용부담금 문제를 해소하고 기업 이미지도 제고하는 한편, 장애인에게는 생활보장과 사회적 성취감이라는 윈윈(Win-Win)의 상생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애인들 취업현장에서 큰 인정 받고 있다”


브이드림은 롯데칠성음료, 더본코리아, 코오롱생명과학, 야놀자, 강원테크노파크, 와이즈넛, 프라임에셋, YBM, 패스트파이브 등 현재 300여곳의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약 800여명의 장애인 채용을 성사시켰다. 이 외에 계열사 소개건도 늘어나고 있다.

업무분야도 챗봇 질문지 작업·쇼핑몰관리·현수막·간판디자인, 웹디자인, 영상편집, 콜센터, 홍보·마케팅 등 다양하다. 김 대표는 “기업과 장애인 모두 만족도가 높다”며 “IT기업 출신인 저보다 컴퓨터를 더 잘하는 장애인도 있다. 결과물이 있어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올해 장애인 채용규모는 ‘1만명’이 목표다. 그동안 이삭줍기 방식의 간헐적인 채용이 이뤄졌다면 올해는 1~2분기 전국 17개 시도 지방자치단체와 빠르게 협약을 맺고 공신력을 높여 3~4분기 때는 채용의 봇물을 터뜨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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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브이드림 제공
인천·충남·강원과는 협력을 진행하기로 이미 뜻을 모았다. 김 대표는 각 지자체와 기업을 연결해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고, 브이드림에서는 1~2분기 동안 장애인 취업교육을 집중 실시함으로써 적시에 장애인 인재가 채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지금은 가만히 있어도 장애인 채용과 관련해 문의해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가 교육하고 지자체와 연계하면 능력과 실력을 겸비한 억대 연봉의 장애인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배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대로 된 장애인 소통 플랫폼 구축…회원 1000만명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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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브이드림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브이드림은 2019년 액셀러레이터(AC) 김기사랩 1기 보육프로그램으로 선정돼 1억원+α(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김기사랩 추천을 통해 서울창업허브(SBA)에 입주했다. SBA에서 사무실·회의실 등 입주공간을 제공받아 기술개발팀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브이드림은 장애인 간, 장애인과 외부단체 간 소통에 활용될 어플리케이션(앱) 형태의 커뮤니티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장애인과 가족, 기업·협회·재단 등 회원 1000만명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네이버·넷마블·11번가 출신 개발자를 대거 채용하며 개발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김 대표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장애인 대상 카페는 정보성 위주로 장애인 참여도가 미비하다”며 “장애인이 사회에 참여하고 소통하는 제대로 된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시장조사와 함께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커뮤니티를 통해 장애인들이 크게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삶을 더 좋게 바꾸어나가겠다”며 “장애인 분야 에이전시 수준을 넘어 장애인의 행복한 삶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브이드림은 장애인이 만드는 굿즈(기획상품) 판매와 함께 장애인 채용시스템의 해외진출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굿즈 판매금액은 전액 장애인 근로자들에게 환원할 것”이라며 “동남아시아와 일본 등 해외진출은 올해 말 구체화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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