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해진도 긴장시킨 ‘피키’…라이브커머스로 재건 시동
[스타트UP스토리]장윤석 아트리즈 대표 "라이브커머스로 전환, 피키캐스트 ‘찐팬’ 다시 모여"- 2021.03.03 08:26
- 장윤석 아트리즈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장윤석 아트리즈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
2015년, 국내 복수의 매체들이 대서특필한 기사의 머릿글이다. 출시 1년이 채 안돼 거둔 성과라서 큰 주목을 받았다. ‘우주의 얕은 재미’라는 슬로건 아래 톡톡 튀는 모바일 콘텐츠들이 젊은 층의 큰 호응을 얻었다.
피키캐스트의 아버지인 장윤석 아트리즈 대표는 “한창 전성기일 때 국내에서만 모바일앱(애플리케이션) 누적 다운로드가 2000만을 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2명은 써봤다는 얘기다.
피키캐스트는 당시 모바일 콘텐츠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장악했고, 이에 긴장한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임원 워크숍에서 피키캐스트를 콕 찍어서 “모바일에서 네이버는 아무것도 아니다. 없어질 수 있다”고 호통을 쳤다는 ‘믿거나 말거나’식의 일화가 개발자들 사이에서 지금도 전설처럼 내려온다.
보고서엔 피키캐스트의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어게인(again·한 번 더) 피키’ 부활 전략이 담겼다. 2019년부터 준비해 왔다는 설명이다. 장 대표는 구체적인 내용을 꺼내 보이기에 앞서 기자에게 대중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린 피키캐스트의 뒷이야기부터 털어놨다.
장 대표에 따르면 2017년 최대 투자자와의 비전 불일치로 애써 키워온 피키캐스트와 결별하게 된다. 이후 핵심 개발인력들이 줄사표를 던졌고, 250여 명에 이르던 직원들도 제 살길을 찾아 떠나면서 회사도 기울었다. 이후 장 대표에게 다시 피키캐스트를 재건해 달라는 SOS 연락이 왔고, 고심하다 회사는 포기하고 피키캐스트 서비스만 싼값에 가져왔다.
장윤석 아트리즈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
그는 새 도전에 웬만해선 겁 안 내는 DNA(유전자)를 타고났다. “아이폰 출시 후엔 멋도 모르고 플랫폼 하겠다고 덤벼들었다가 수차례 말아먹기도 했어요.” 그러다 재야의 크리에이터(Creator) 고수들을 한곳에 모은 피키캐스트로 무명에서 일약 스타급 벤처인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트렌드를 딱 반 발짝 앞서가야 성공하는 시대에 너무 앞서간 탓일까. 피키캐스트는 겉보기와 달리 속으로는 손익분기점(BEP)을 맞추지 못해 고심하는 날이 길었다. “크리에이터를 직접 고용해 콘텐츠 품질은 관리가 잘 됐지만 그만큼 제작비가 많이 나왔고, 모바일 광고시장이 초기였던 탓에 기대만큼 수익이 나오지 않았어요.”
장 대표는 이런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1인 창작자를 1인 사업가로 만들어주는 플랫폼’이란 콘셉트로 피보팅(Pivoting)을 진행 중이다. 피보팅은 시장 상황에 맞는 비즈니스모델(BM) 변화를 뜻한다. 그의 내공과 가능성을 엿본 서울시 창업지원기관인 ‘서울창업허브’와 액셀러레이터·투자 전문기업 ‘씨엔티테크’(CNT Tech)가 지원자로 나섰다.
피키캐스트는 최근 ‘권혁수·서수경의 필환경 아이템 라이브쇼핑’, ‘인디가수 문희원의 옷장공개컨셉의 벼룩시장 라이브쇼핑’ 등 자신만의 색깔로 자웅을 겨루는 실력파 크리에이터들이 대박을 내면서 ‘라이브커머스’ 방송계에서 새 기회를 모색 중이다. 또 창작자가 다양한 수익을 낼 수 있는 ‘’ 포인트와 ‘에디터 후원·투자’ 기능도 붙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장 대표는 라이브커머스를 기반으로 피키캐스트의 옛 명성을 되찾는 것은 물론 모바일판을 뒤집는 게임체인저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옛날엔 하루에 150만명씩 들어왔죠. 지금은 그때보다 많이 줄었지만 피키의 ‘찐’팬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등의 실험을 신속하게 진행하면서 다시 한번 모바일판을 뒤집어 보겠습니다.”
(왼쪽부터)권혁수, 서수경의 필환경 아이템 라이브쇼핑 진행 화면, 인디가수 문희원의 옷장공개컨셉의 벼룩시장 라이브쇼핑 진행 화면/자료=아트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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