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도 언택트 생산" 의뢰가 쏟아졌다

[스타트UP스토리] '14년차' 20대 CEO 이지윤 컨트롤클로더 대표…온라인 생산플랫폼 '파이'
  • 2020.06.02 04:00
  • 이지윤 컨트롤클로더 대표 / 사진=김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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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컨트롤클로더 대표 / 사진=김유경
온라인 의류생산 플랫폼 ‘파이’를 운영하는 컨트롤클로더의 이지윤 대표(29)는 20대지만 무려 14년차 CEO(최고경영자)다. 2006년 고등학생 때 일찌감치 온라인쇼핑몰을 열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이미 180㎝의 훤칠한 키의 소유자가 된 이 대표는 큰 키가 불만이었는데 대학생이 되면서 한을 풀듯 국내외에서 모델로도 활동했다. 엘리트모델 선발대회에서 입선한 그는 2011년 휴학하고 아르헨티나에서도 1년간 모델로 활동했다. 하지만 모델은 그야말로 취미활동과 같은 것이었고 해외에 있는 동안에도 그는 여전히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는 CEO였다.

대학졸업을 앞두고 23세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게 ‘컨트롤클로더’다. 의류디자인을 전공한 이 대표는 졸업작품전을 준비할 당시 옷을 잘 만드는 친구들이 하나같이 졸업 후 디자이너가 될 생각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창업아이디어를 얻었다.

“졸업작품이 끝나면 다들 토익공부를 하겠다는 거예요. 디자이너가 되려면 돈도 있어야 하고 유학도 다녀와야 하는데다 디자이너가 돼도 박봉이어서 하기 싫다는 거죠.”

재능있는 동기들이 디자이너의 꿈을 포기하는 게 안타까워 에이전시 역할을 맡기로 한 게 컨트롤클로더의 시작이었다. 이 대표는 “패션업계의 ‘YG’가 되는 것을 목표로 신진 디자이너를 양성하고자 했다”며 “이 사업모델은 중국 상하이 창업경진대회에서 시리즈C 투자를 받은 곳을 제치고 우승할 정도로 인정도 받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디자이너들이 이 대표와 계약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친한 디자이너조차 성공사례가 나오면 그때 계약하겠다며 손사래를 쳤다. 결국 투자받은 자금은 동이 났고 2018년 3월 폐업 직전에 몰렸다. 실제 직원은 모두 나갔고 홀로 투자자들과 주주총회를 열어 폐업 수순을 밟기로 했다. 그러다 갑자기 다른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 대표는 “컨트롤클로더의 사업은 크게 △원부자재 조달 △생산 △유통 등의 SCM(서플라이 체인매니지먼트)이었는데 이중 생산파트가 일도 많았지만 디자이너에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어서 생산만 다시 해보기로 하고 선보인 게 온라인 의류생산 플랫폼 ‘파이(FAAI)’”라고 밝혔다.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2018년 8월 공장과 디자이너를 매칭하는 파이를 열자마자 입소문을 타고 의뢰가 계속 들어왔다. 이 대표는 “의뢰 건수가 증가하는 것을 보면서 시장에 정말 필요한 서비스였구나 느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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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는 삼성물산, LG패션, 코오롱, 신세계, 이랜드 등 대기업부터 오픈마켓에 입점한 개인브랜드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이 대표는 대기업보다 개인브랜드 비중을 높이고 있다.

이 대표는 “기업브랜드는 계약금 없이 의뢰하기 때문에 원단구입비, 공장생산비 등 비용부담이 크다”며 “개인브랜드는 40%를 계약금으로 받을 수 있어 비용부담 없이 일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컨트롤클로더는 올해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더 바빠졌다. 해외 생산이 막힌 업체들이 파이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에 국내 생산을 하고 싶어해서다. 특히 비대면 서비스라 더 각광받는다는 평가다. 지난 1분기 고객사는 3100여곳으로 지난해말 884곳에서 3.5배 증가했고 의뢰액은 지난해 연간 100억원에서 1분기에 이미 200억원으로 급증했다.

실적이 생기면서 투자자들도 달라졌다. 투자를 하지 않던 기관이 2018년 투자를 결정했고 서울산업진흥원(SBA)이 투자와 함께 후속투자 유치에 나서면서 세마트랜스링크가 지난달 15억원을 투자하는 등 총 30억원의 투자계약을 했다.

이 대표는 “개인브랜드 디자이너는 물론 회사 단체티를 만들려는 직원까지 ‘파이’를 통해 누구나 옷을 직접 만들 수 있다”며 “앞으로 파이는 의류생산공정에서 가장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지시서 작성 및 패턴·샘플제작의 기술개발로 빠른 생산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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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컨트롤클로더 대표 / 사진=김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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