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잘린 사람들 위한 '전자의수', 韓 스타트업이 가격파괴

[스타트UP스토리]이상호 만드로 대표 "3D프린트로 시간·비용 줄여...휴머노이드로 사업 확장"
  • 2020.01.14 05:00
  • 이상호 만드로 대표가 여러 종류의 전자의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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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만드로 대표가 여러 종류의 전자의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민하 기자
“손가락의 일부나 손, 팔까지 잘려나가는 절단장애는 산업재해나 전쟁, 사고 등으로 많이 생깁니다.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 복지·의료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사람보다 그러지 못한 열악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 주로 겪습니다.”

이상호 만드로 대표(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돈이 없어서, 여건이 안돼서 전자의수를 쓰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2015년 설립된 만드로는 3D(3차원)프린트 기술을 활용해 전자의수를 제작하는 스타트업이다.

만드로의 전자의수는 팔의 일부나 전체가 잘린 사람들을 위한 보조장치다. 단순 미관용 의수와 달리 관절을 움직여 잡기, 쓰기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동작이 가능하다. 15개 구동모터를 탑재했다. 손가락도 세 마디로 구분돼 움직인다. 이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기본동작은 전체 움켜쥐기, 세 손가락 집기, 손가락 가리키기 등 5개다. 악력은 3~4㎏ 수준이다. 배터리 충전은 전용 거치대에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

개별 동작 제어는 의수 안에 장착된 반영구 근전도 센서를 통해 가능하다. 센서는 근육에 흐르는 미세한 전류를 전자신호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의수 착용자가 팔 안쪽에 힘을 주거나 빼면 의수를 쥐거나 펼 수 있는 식이다. 모스부호 ‘짧게, 길게’로 근육에 힘을 주는 조합을 달리해 여러 동작을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절단부위의 근육과 신경을 움직일 때 발생하는 전류신호를 500배로 증폭시켜 전자신호로 변환, 착용자가 전자의수를 원하는 대로 제어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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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로 전자의수 개발자용 키트 구성품 /사진제공=만드로
만드로는 3D프린터를 활용해 제작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였다. 기존 해외업체들의 전자의수는 제작비용이 개당 3000만~5000만원 정도다. 제작기간도 길게는 3~4주가량 걸린다. 만드로는 제작비용과 시간을 모두 30분의1 수준으로 낮췄다. 비용은 팔꿈치 아래 전자의수 기준으로 100만원 선이다. 이 대표는 “손가락, 모터구동부 등 공통적인 부분은 사출금형 방식으로, 맞춤제작이 필요한 부분 등은 모두 3D프린터로 제작하면서 생산단가와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만드로 전자의수는 해외에서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분쟁이 빈번히 발생하는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관련 문의가 잇따른다. 지난해까지 중동지역에는 절단 유형별로 전자의수 500여개를 현지 의료기관 등에 보급했다. 이 대표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손가락, 손목, 아래팔 절단이나 팔꿈치 위 절단까지 모두 보조하는 전자의수를 제작하는 곳은 전세계적으로도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진출 가능성과 기술력 등을 인정받아 국내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에서 초기 투자도 받았다.

올해는 위·아래 팔 부분을 넘어서 어깨 부위까지 포함한 의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상반기 내 양팔이 없더라도 이를 보조해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돕는 전자의수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여러 형태의 절단장애를 모두 보완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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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만드로 대표 /사진=이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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