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같은 가짜 SNS...웰메이드 추리게임 '페이크북'의 비밀

[스타트UP스토리]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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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북(FAKEBOOK) 세상 속의 SNS(소셜미디어)에는 매일 수많은 가상 이용자가 일상을 공유합니다. 수많은 가상 이용자는 서로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매일 수많은 가상 이용자가 일상을 공유하는 이곳에서 가족, 친구, 기업, 아이돌이 숨긴 비밀을 찾아내세요.

인디 게임사 반지하게임즈가 개발한 추리 어드벤처 페이크북의 시놉시스다. 페이크북의 주인공인 당신의 언니는 국민 아이돌을 모함했다는 누명을 쓰고, 끊임없이 악플에 시달리다 자살했다. 당신은 SNS 계정을 키워 팔로워를 모으고, 언니의 억울한 죽음을 폭로하고자 한다.

페이크북에는 2000여개 가상 이용자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수천개의 게시물들을 공유한다. 일상을 공유하는 일반적인 사진과 글부터 뉴스, 광고까지 게시물 형태도 다양하다. 총 인원 10명인 소규모 제작사에서 이렇게 많은 게시물들을 어떻게 만들어 냈을까.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는 "페이크북은 AI(인공지능)이 없었으면 실현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라며 "게시글을 구성하는 사진부터 글, SNS 메시지까지 AI를 적극 활용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실감나는 SNS 환경…"생성형 AI 없이는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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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이 대표가 페이크북을 구상한 건 2021년부터다. 낯선 사람들의 SNS를 탐방하며 사건을 추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이 대표는 "예전부터 SNS 기반 추리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며 "그러나 실감나는 SNS 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재료들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꿈을 실현시킨 건 생성형 AI였다. 이 대표는 "AI를 사용하면 우리가 목표로 하는 SNS 환경을 구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지난해 말부터 개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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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북 게임 화면 /사진제공=반지하게임즈
반지하게임즈가 페이크북에 필요한 이미지와 글을 생성하는데 AI를 적극 활용했다. 이 대표는 "일러스트만으로는 현실감 있는 게시물을 만들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실사풍의 이미지가 필요했다"며 "미드저니 등을 활용해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더욱 사실적인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 반지하게임즈 팬과 지인에게 받은 SNS 사진을 미드저니에 학습시켰다.

다음은 글이다. 이 대표는 "수많은 가상 게시글을 작가들이 일일이 쓰는 건 무리"라며 "영화의 소품처럼 사용되는 배경 SNS 게시글에 거대언어모델(LLM)을 적극 활용했다"고 말했다. 페이크북 뉴스 계정의 뉴스 게시글이나 게임 스토리와 연관 없는 계정의 게시글과 댓글 등이다.

이 대표는 "게임의 배경이 되는 소품들을 AI로 처리하다 보니 시간과 인력이 크게 절약됐다"며 "작가들이 보다 정교한 게임 스토리를 짜는 데 공을 들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존 문법적 장르 벗어난 반지하게임즈만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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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 대표는 페이크북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을 "문법화된 기존 게임 장르를 따르지 않는 반지하게임즈의 정체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지하게임즈는 2015년 당시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을 다니던 이 대표와 게임 제작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모여 만든 동아리로 시작했다. 이 대표는 "재미에 집중한 만큼 비즈니스모델(BM)에 큰 관심이 없었다"며 "유료화 BM에 유리한 롤플레잉이나 액션 대신 반지하게임즈만의 장르를 개척했다"고 말했다.

첫 게임은 2016년 '허언증 소개팅'이다. 소개팅 상대방의 질문에 답하고, 추후 반복되는 질문에 일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게 핵심인 게임이다. 답변이 허황될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2018년 출시한 '중고로운 평화나라'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물건을 사고 팔며 자산을 늘리는 게임이다. 2019년 선보인 텍스트 롤플레잉 '서울 2033'은 100만 다운로드를 넘기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대표는 "비개발자 출신이 대표인 점도 이와 같은 개발 방향에 한몫 했던 것 같다"며"당장의 실적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반지하게임즈가 개발자 4명과 기획자 3명을 포함해 총 10명의 소규모 제작사로 남아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번 페이크북은 반지하게임즈 첫 PC 게임"이라며 "BM도 인앱 결제가 아닌 패키지 결제를 시도했다. 이용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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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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