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시간 공부했더니 토익 165점 상승"…손정의도 반한 Ai 교육 스타트업

[연중기획-진격의 K-스타트업, 세계로!]에듀테크 스타트업 뤼이드의 글로벌 도전기 창업 때부터 글로벌 진출 목표, '산타토익'으로 AI 모델 고도화 B2B 비즈니스로 해외시장 본격 공략…교육계 거물 과감히 영입
  • 2022.03.23 14:04
  • 장영준 뤼이드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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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준 뤼이드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지난해 5월 국내 스타트업씬은 '투자업계의 큰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인공지능(AI) 교육 솔루션 스타트업에 1억7500만달러(약 2000억원) 대규모 투자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크게 들썩였다.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가 한국 기업에 단독 투자한 건 쿠팡(3조3000억원)과 번역·자막 스타트업 아이유노미디어(1800억원)에 이은 세 번째 사례였다. 국내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는 처음이다.

일본 최고의 부자가 반한 K-스타트업의 정체는 교육에 AI를 접목해 'AIEd(인공지능, 기술, 교육, 에듀테크)' 개념을 정립하고 있는 '뤼이드(Riiid)'다.

손 회장은 "학습과 시험이 개별화·개인화될 미래에 필요한 기술을 뤼이드가 보유했다"고 평가하며 투자를 결정했고, 장영준 뤼이드 대표는 그의 앞에서 "100조원 가치의 회사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B2C '산타토익' 통해 AI 모델 고도화, 목표는 글로벌 B2B 교육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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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이드를 대표하는 제품은 AI 토익앱 '산타'다. 영어 학습자들에게 새로운 학습법을 제시해 20시간 학습시 평균 165점 상승하는 결과를 냈다. 한국을 넘어 일본과 대만, 베트남, 태국에서 서비스를 런칭했으며 현재 44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 중이다.

장 대표의 시선은 창업을 결심했을 때부터 글로벌로 향해 있었다. 본래 B2B 기반 AI 교육 비즈니스를 목표로 뤼이드를 설립했지만, 당시 AI라는 단어는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사용되던 때라 곧바로 글로벌로 진출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AI가 현실화 가능한 기술이라는 것을 직접 증명하고, 글로벌 교육시장에서 설득력을 갖기 위해 산타를 만들었다. B2C를 토대로 데이터를 축적하며 AI 기술을 고도화했다. 연구개발(R&D)을 이어가면서 B2B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기반도 착착 쌓아갔다.

장 대표는 "다른 학습앱들이 모두 실패하던 시절이었지만 우리는 데이터가 쌓이고 R&D를 통해 AI 성능이 좋아지면서 유료화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유료버전을 출시하자마자 호응이 높았다. 사업하며 가장 절박하면서도 재밌던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실패하면 사업을 접어야 할 만큼 절박한 상황을 이겨냈다. 제품을 고객들과 함께 만들어간다는 느낌을 그때 받았다"며 "추가 보완한 AI 기술을 이제는 B2B에서 판매해도 되겠다고 판단해 글로벌 진출을 추진했다"고 덧붙였다.


"특정시험 전제 공부 아닌 학습 평가모델 자체를 새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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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이드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캐나다, 대만, 베트남, 태국, 터키,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콜롬비아, 멕시코 등 14개국에서 B2C·B2B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대표적인 B2B 사업은 콜롬비아 1위 교육기업인 카사그란데 인터렉티브와 함께 개발 중인 대학입학자격시험 전용 AI 학습서비스다. 해마다 60만 여명이 응시하는 시험으로 수험생들을 위한 AI 학습서비스를 올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B2B 비즈니스 중 확장성이 가장 높은 솔루션은 'R.인사이드'다. 뤼이드의 모든 AI 기술이 집약된 R.인사이드는 AI 딥러닝을 통해 학습자 개개인의 실력을 정밀 진단한 뒤 가장 효과적인 학습경로를 실시간 예측하고 최적화된 개인별 학습 콘텐츠를 제공한다.

장 대표는 "그동안 토익(ETS)처럼 출제·평가기관이 만들어놓은 특정 시험을 전제로 그것을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제품을 만들었으나 이제는 평가모델 자체를 새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정 과목의 지식을 획일적으로 따져 점수나 등급을 매겼다면 앞으로는 모두가 똑같은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학습과정을 AI가 판단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성장형 교육이 대세가 되고, 이를 구현하는 AI 기술은 교육시장의 필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진출 핵심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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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준 뤼이드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장 대표는 글로벌 진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시장은 교육 분야만의 특수한 문화가 있고 사회 전반적인 컨텍스트를 이해하는 깊이가 필요하지만 아무리 미국에서 유학했다고 해도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고 했다.

이어 "창업자이고 CEO지만 모르는 건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은 사람으로 채워야 한다. 그래서 팀 빌딩부터 먼저 시작했다"며 "과감하게 미국 교육업계에서 거물급이라고 할 수 있는 구루(Guru, 스승)들을 영입하는 작업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스탠포드대학 부학장 출신이자 조 바이든 대통령 대선캠프 교육정책위원을 지낸 짐 래리모어가 대표적이다. 장 대표는 "구루를 보고 다른 인재들도 참여했다. 한국 인원들로만 시작했으면 상상하지 못했을 네트워크를 통해 B2B가 풀리는 상황을 많이 겪었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인재를 유치할 때 창업자가 '착각'에 빠지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지 사람이면 역량평가나 평판 조회가 한국에서 할 때보다 굉장히 느슨해지는 경우가 있다. 더 객관적이고 냉정한 눈으로 담대하게 인재를 잘 뽑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스타트업 생태계에는 '똥파리'로 불리는 존재들이 있다. 저비용 고효율을 원하는 CEO에게 접근해 자신의 해외 네트워크를 자랑하며 인건비는 챙겨가지만 별다른 실적은 내지 못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스타트업으로선 돈은 물론 가장 중요한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정부 네트워크 지원 발판 삼아 해외시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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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이드 해외진출 현황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본투글로벌센터는 뤼이드의 해외 진출에 큰 역할을 했다. 두 기관은 뤼이드의 AI 기술력과 매칭할 수 있는 해외 클라이언트의 수요를 파악해 직접 연결해주는 등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는 지원을 했다.

장 대표는 "멕시코 최대 교육기업 마에스트릭과 연결돼 우리의 AI 솔루션을 온라인 영어학습 플랫폼에 결합하고 있다. 올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센터 지원을 통해 중남미 등 새로운 시장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사업기회를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갑 본투글로벌센터장은 뤼이드의 남다른 글로벌 DNA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국내에서 매출이 나오기 시작하면 해외 부분은 미루는 기업들이 있는데 국내 사업이 바빠 모멘텀을 놓치면 해외진출은 어려워진다"며 "다른 기업은 회의 일정이 잡히면 참석하기 어렵다며 불참했지만 뤼이드는 한 번도 결석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뤼이드는 어느 순간부터는 외국인이 회의 때 대표로 나오기 시작했다. 태핑을 넘어 해외진출을 본격화했다는 것"이라며 "뤼이드 같은 기업들이 더욱 많이 발굴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생 잠재력 이끌어내는 교육으로 산업 패러다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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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준 뤼이드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장 대표는 교육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목표다. 그는 "교육시장은 콘텐츠 중심적 산업이었다가 지금은 콘텐츠의 상향 평준화가 이뤄지면서 마케팅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교육만큼은 마케팅이 주도하는 시장이 되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콘텐츠·마케팅 중심의 산업을 기술 중심적 산업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장 대표는 "기술의 힘을 통해 학생 간 편차를 줄이고 교육기회를 평준화한다면 '뤼이드가 훌륭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교육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교육산업에 변화가 시작됐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학생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일에 집중해 낡을 틀을 깨고 새로운 기술들을 소개해 나가며 교육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회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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