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옷 며칠 더 입어도 되겠는데?…냄새 먹는 친환경 섬유, 비결은

[스타트UP스토리]정재헌 지클로 대표 "ESG 친환경 인식↑ 안전한 항균제 더 중요"
  • 2022.02.04 09:25
  • 정재헌 지클로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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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헌 지클로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코로나19 이후 바이러스에 저항력을 갖는 항균과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제품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되더라도 이 같은 수요가 줄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질병이나 위생에 대한 높아진 관심과 맞물려 성장세를 타고 있는 기업이 있다. 10여년간 연구개발한 항균·친환경 소재 '세라비다(CERAVIDA)'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지클로(G.CLO)다.

지클로라는 회사 이름에는 △Green(친환경 제품으로 환경에 기여) △Collaboration(다양한 분야에서 소재와 기술의 협력) △Long lasting(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 추구) △Only One(세계에서 독자적인 기술 보유) 등의 의미가 담겨 있다.


항균·소취 뛰어난 '세라비다' 개발…자연에서 100% 추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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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클로가 개발한 세라비다는 인체에 유해한 물질들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에서 얻은 100% 천연 물질들로 구성됐다. 친환경 재료인 해조류 추출물, 키토산, 천일염 등을 조합하고 독자 개발한 세라믹 특허 원료인 준라이트(Junlite) 소재를 함유하고 있다.

정재헌 지클로 대표는 "100% 친환경 물질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 균에 증식하는 냄새나 음식 냄새, 담배 냄새 등의 냄새 분자를 흡착해 없애주며 일반 항균제에 비해 더욱 우수한 소취(악취제거) 기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항균 기술은 항균력을 높이기 위해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나 트리클로산, 중금속 등 일정량의 독성이 있어 세균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인체에도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이들 소재가 대부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지만, 최근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트리클로산 등 화학 항균제나 은·구리 등 중금속 항균제의 문제가 떠오르면서 친환경 항균제로 대체하고 있는 추세다.


세라비다 프레쉬, 의류·마스크·섬유유연제 등 다방면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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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비다는 기능과 용도에 따라 △항균 기능에 초점을 둔 프레쉬(Fresh) △신체 회복 기능에 초점을 둔 헬스케어 소재 리커버(Recover) △소재의 보온성을 높이는 히트(Heat) △냉각 기능을 강화한 쿨(Cool) 등 4가지로 나뉜다.

이들 제품군 중 현재 세라비다 프레쉬가 가장 주력 제품이다. 화학·합성 물질을 모두 배제해 100% 천연 유래 물질 기반의 항균 소취 및 바인더 기술로 99.99%의 항균 효과, 80% 이상의 소취 효과와 항곰팡이 효과를 지니고 있다.

정 대표는 "자연계에서 유일하게 천연 양이온(+)을 띠는 고분자 물질이 원료"라며 "이온결합을 통해 세포막 조직을 파괴하고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원리로 항균·소취 기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세라비다 프레쉬의 적용 범위는 매우 넓다. 마스크 원단에 사용하면 세탁 후 여러 번 재활용할 수 있고 운동복 등 의류에 적용해 땀 냄새를 줄일 수 있다. 섬유유연제로 쓰면 세탁 후 화학 잔여물이 남지 않고 항균·소취 효과가 장기간 지속된다.

정 대표는 "세탁 효과를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어 세탁 횟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 냄새 제거 효과도 탁월해 새집 증후군이나 옷을 자주 갈아입지 못하는 군인들의 군복, 산업현장의 작업복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국내 첫 美 EPA 인증 획득…항균·소취 효과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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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헌 지클로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세라비다 프레시는 지난해 9월 국내에서 개발된 천연재료 항균·소취 물질 중에서는 처음으로 미국 환경보호청(EPA) 인증을 획득했다. EPA 인증을 통해 일상생활의 냄새 분자를 제거하는 우수성과 유해물질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기업들도 지클로의 기술력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의 섬유·화학 제조기업 코톨즈는 2017년 파트너십을 맺고 지분 투자를 했다. 1794년 설립된 코톨즈는 레이온을 최초 개발했으며, 영국 유명 백화점에서 100여년간 의류를 판매해온 브랜드다.

코톨즈는 현재 홍콩 PD그룹의 자회사다. 지클로는 또 다른 자회사인 오스트리아의 아룰라와도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고 해외시장을 확장 중이다. 2020년에는 대만 남령그룹의 자회사 그린켐과 대만 내 독점 판매 및 글로벌 세일즈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그린켐과는 석유계 플라스틱과 섬유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플라스틱 '바이오폴리머' 소재 개발도 추진한다. 지난달에는 코톨즈를 비롯해 옴과 스키니 등 유럽의 유명 언더웨어 브랜드에 세라비다를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정 대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화두가 되면서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며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온다고 하더라도 인체나 환경에 무해하고 안전한 항균제를 사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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