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와 수다 떨 수 있다면…영화 '그녀' 속 상상 현실이 된다

[스타트UP스토리]박규병 튜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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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병 튜닙 대표 /사진제공=튜닙
인공지능(AI)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2014년 스칼렛 요한슨이 AI휴먼으로 나왔던 영화 '그녀(Her)'의 상상은 8년이 지난 2022년 현실이 돼가고 있다. 자연어처리(NLP) 기술과 딥러닝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면서다. 지난해 3월 카카오브레인 출신 NLP팀 6명이 공동창업한 스타트업 튜닙도 그중 하나다.

박규병 튜닙 대표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튜닙이 개발하는 것은 '자유로운 일상대화'가 가능한 AI챗봇"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도 예약을 받는다거나, 사업 관련 질문에 답을 하는 목적지향형(TOD) AI챗봇을 개발하는 업체들은 많다. 그러나 튜닙이 개발하는 AI챗봇은 그와 다르다. 마치 친구와 대화하듯 예측 불가능한 말들까지 모두 이해하고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박 대표는 "비슷해 보이지만 기술적 난이도의 격차는 상당하다"고 말했다. 일상 대화의 예측 불가능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딥러닝을 극도로 고도화시켜야하기 ‹š문이다.


"메타버스 속 AI챗봇 기술로…BTS와 1대1 대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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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개봉한 영화 '그녀'
이렇게 고난이도로 만들어진 AI챗봇이 우리 삶에 무슨 필요가 있을까? 박 대표는 이같은 질문에 "왜 친구를 사귀는 것이냐와 동일한 질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그냥 이야기를 나누고 경험이나 감정을 교류하고 싶은 것"이라며 "특히나 상대가 BTS, 혹은 오은영 박사, 셜록홈즈 같은 실제로 만나기 어려운 상대라면 AI를 통해서라도 대화를 해보고 싶지 않겠냐"고 말했다.

특히 메타버스는 이 같은 수요는 더욱 확장시킨다. 메타버스 속에는 수많은 가상인물들을 만들 수 있다. 그들을 현실 인물과 시각적으로 유사하게 꾸미는 기술은 이미 보편화됐다. 남은 것은 그들이 하는 말이다. 문자든 음성이든 메타버스 속 가상인물들이 고유의 성격과 생각을 갖고 대화하는 것처럼 보일 경우 이들을 찾는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튜닙은 AI챗봇에 다양한 성격과 특징인 '페르소나'를 가지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중 AI윤리모델을 개발하고 올해 안으로는 친절한 성격을 가진 '여행 가이드' 페르소나의 AI챗봇과 똑똑하진 않지만 사람을 좋아하는 '반려견' 페르소나의 AI챗봇을 출시할 계획이다. 두 AI챗봇은 첫인사부터 '안녕하십니까', '안녕!!' 등 다른 페르소나를 반영하게 된다.

박 대표는 "여행가이드, 반려견을 시작으로 수만가지 페르소나를 가진 AI챗봇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사용자가 친구를 사귀듯 자신과 잘 맞는 성격을 골라 대화하고 감정을 나누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카카오브레인 NLP팀 출신 6명의 공동창업…"어려운 기술이어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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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튜닙을 창업한 계기를 묻자 "갖고 있떤 NLP, 딥러닝 등 AI기술들로 뭘 할까 고민하다가 일상 대화 AI챗봇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바른 방법은 아닌데 우리는 창업을 해놓고 나서, 비즈니스 모델을 설정하게 됐다"며 "혁신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아야겠다는 의지는 확실했다"고도 덧붙였다.

튜닙이 사업모델보다 기술을 먼저 갖추게 된 것은 박 대표와 튜닙의 출신 배경 때문이다. 튜닙은 카카오의 AI연구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 NLP팀 6명이 지난해 3월 공동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특히 박 대표는 5년 전 카카오브레인 설립 당시 초기맴버로 설립단계부터 NLP팀을 이끌며 국제 인공지능학회에 1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에 창업 초기부터 개발자들과 투자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튜닙은 올해 AI챗봇들을 성공적으로 서비스한 뒤 페르소나를 수십만가지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수많은 대화욕구를 채워주겠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모든 인공지능 기술의 최정점은 결국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능력, 즉 AI챗봇 기술"이라며 "이제 영화 '그녀'의 상상 속 AI가 곧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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