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주문하면 공장서 별장 '뚝딱'…"건설업 '테슬라' 꿈꾼다"
[스타트UP스토리]홍윤택 스페이스웨이비 대표- 2022.01.17 05:30
- 홍윤택 스페이스웨이비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홍윤택 스페이스웨이비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
"저희 법인은 '아파트 제조업'이라고 돼 있어요. 건설업계 테슬라가 되는 게 꿈입니다."
모듈러건축 시스템 기반의 세컨드하우스(별장) 전문업체 스페이스웨이비의 홍윤택 대표(사진)는 "테슬라가 온라인숍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조건의 전기차를 직접 고를 수 있게 하듯 집도 곧 그렇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스페이스웨이비는 공장에서 집을 제작해 이동 후 설치하는 모듈러건축 시스템 기술을 기반으로 '웨이비룸'(Wavyroom)이라는 타이니하우스(Tiny house·작은 집)를 공급한다. 제작기간은 약 2~3주, 설치기간은 2~3일이면 충분하다. 고객이 웹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형태의 집을 주문하면 반자동설계 시스템을 통해 집을 디자인하고 짓는 게 특징이다.
웨이비룸 외부와 내부/자료=스페이스웨이비 |
별장은 예나 지금이나 부자 혹은 권세 있는 사람의 상징처럼 인식되지만 근래 은퇴인구가 늘고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하고자 하는 욕구로 작은 농막(農幕)을 짖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서민들도 작은 별장을 갖는 추세라는 게 홍 대표의 설명이다. "자연 속 세컨드하우스는 중년남성들의 오랜 로망이죠. 평소 꿈꾸던 '워너비 하우스'와 똑같은 현실의 집을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저희가 만들어드려요. 자신이 꿈꾸는 판타지의 집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저희가 도와드리는 거죠."
웨이비룸을 계약한 고객분포도를 보면 50~60대 중장년층과 초등학교 1~3학년 초등생을 둔 부부가 가장 많다고 한다. 이처럼 세컨드하우스를 서민의 영역으로 끌어올 수 있던 건 모듈러건축공법 덕분이다. 일반공법보다 건축기간을 35~44% 줄여 그만큼 비용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이를테면 기존 철골조공법을 적용한 집 설계·시공이 100일 걸린다면 모듈러공법은 74일 정도 걸린다. "수요자 측면에선 20~30%의 시공비를 절감하고 공급자는 정확하고 체계적인 공정화를 통해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죠. 특히 80%가량의 공사를 공장에서 진행하므로 현장에서 폐기물과 먼지 등의 환경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홍 대표는 모듈러건축 시스템을 소형주택 중심의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뿐 아니라 아파트와 같은 B2B(기업간 거래) 영역으로도 확장하고 싶다는 꿈이 있다고 밝혔다. "유학생 시절, 뉴욕시내 자취집 바로 앞에 40층짜리 아파트가 모듈러 공법으로 지어지는 것을 보면서 모듈러건축의 확장가능성에 매력을 많이 느꼈죠. 뉴욕의 경우 골목길이 협소하고 지나다니는 사람도 많고 공사할 때 나는 먼지나 폐기물, 소음 때문에 민원도 많아요. 모듈러는 이런 리스크 관리가 용이하죠. 무엇보다 미래 건축은 친환경이 대세니까 우리나라도 이렇게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40층 아파트를 모듈러공법으로 지을 수 없다. 홍 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모듈러건축으로 설계·시공이 가능한 규모는 5층 이하로 제한돼 있다. 성장을 위해선 '규제이슈' 해결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홍 대표는 미국 뉴욕에 소재한 프랫대 건축학과를 나왔으며 '건축 및 도시설계'가 주전공이다. 양극화, 실업 등의 사회적 문제를 건축으로 풀어나가는 법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건설붐이 일면서 기능직 인력난이 커요. 힘든 일이고 일용직이라서 젊은층이 안하려 하거든요. 그런데 모듈러건축 시스템으로 가면 일반공장처럼 운영하니까 젊은 사람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좋은 복지에 월급제로 갈 수 있어요. 자연히 청년실업률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겠죠. 이게 바로 모듈러건축이 좋다고 생각한 결정적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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