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호' VFX 제작사, 창업 한달도 안 된 회사에 10억 투자, 뭐길래?
[스타트UP스토리] 김선권 메라커 대표, 메타버스 기업 위지윅스튜디오와 기술 협업- 2022.01.03 05:30
- 메라커의 AI 센서 기술이 적용된 '휴대형 안저카메라'/사진=한국전기연구원
메라커의 AI 센서 기술이 적용된 '휴대형 안저카메라'/사진=한국전기연구원 |
가까운 미래에 보게 될 장면 하나. 'AI(인공지능) 카메라 센서'가 탑재된 스마트폰으로 내 마음에 쏙 든 카페를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하며 찍는다. 수 분 후 이 영상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전송돼 현실 카페와 비슷한 가상의 입체카페가 만들어진다. 이곳에 가상인간 친구들을 초대해 함께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한 과학자가 이같은 연출이 가능한 AI센서로 창업해 관심이 쏠린다. AI센서는 메타버스 내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기술의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23일 법인을 설립한 지 한 달도 안돼 10억원대 시드투자를 유치할 정도로 '핫'하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의 기술을 기반으로 스핀오프(spin-off)한 창업기업 '메라커'가 바로 그곳이다.
메라커의 AI센서는 기존 센서와 뭐가 다를까.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데이터 수집의 효율성을 들었다. "보통 센서는 통신의 대역폭 등을 감안해 큰 신호만 뽑아내고 작은 신호는 버리는 형태로 작동하죠. 서버에 전달할 땐 수집한 많은 데이터가 이미 버려진 상태인 겁니다. 센서단에 AI를 붙이면 목적에 맞는 유의미한 데이터를 보다 정확하게 걸러내 전달하게 되죠. 우리 생활 주변의 모든 사물환경을 메타버스 이미지로 생성할 때 필요한 정보만을 선별해 전달하는 가장 요긴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공간 제약이 없는 메타버스의 확장성, 현실세계와 유사한 실제감, 미래 잠재고객인 MZ세대(2030세대) 이용자에 대한 접근성 등 메타버스 플랫폼의 장점이 유무형의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한 사업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가운데 메라커의 기술은 콘텐츠 플랫폼 구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준다는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메타버스 대표기업 위지윅스튜디오가 즉각 러브콜을 보냈고 두 회사는 지난달 20일 10억원의 시드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SF(공상과학)영화 '승리호'의 컴퓨터그래픽·시각특수효과 작업에 참여한 바 있으며 '뮬란' '마녀' 등 국내외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한 특수영상 제작사다. 최근 지속적인 인수·합병, 전략적 파트너십체결 등을 통해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등 메타버스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는 협약식에서 "위지윅이 추진하는 메타버스 사업의 파트너기업으로서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선권 메라커 대표/사진=한국전기연구원 |
한편 김 대표는 최근 AI센서를 응용한 첫 제품을 내놨다.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등 실명 유발 4대 안과질환을 선별진단할 수 있는 휴대형 안저카메라다. 기존 안저카메라는 안구 뒷부분에 있는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등의 망막질환만 진단할 수 있다면 메라커의 안저카메라는 안구 앞부분에 있는 백내장, 안구건조증, 노안도 진단할 수 있다. 창업 전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원격의료·구급을 위한 프론트엔드 인공지능 센서기술' 융합클러스터사업을 통해 2년간 연구·개발했다. 김 대표는 "외부 서버와 연결 없이도 카메라 센서단에서 AI가 작동하는 '휴대형 안저카메라'는 세계 최초"라며 "AI센서가 안구의 앞과 뒤를 정확히 구별하며 자체적으로 병을 진단해 높은 품질의 의료데이터를 취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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