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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윤종천 텐로코 대표 "중남미 한류 대표 플랫폼 목표, 콘텐츠 제작·커머스로 사업 확장"
  • 2021.11.18 05:37
  • 윤종천 텐로코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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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천 텐로코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유튜브와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를 타고 한류가 글로벌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한류 거점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지역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국가들이다. 하지만 언어장벽과 유통인프라 부족 등으로 미국이나 아시아국가들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스페인어로 '10가지 미친 짓'을 의미하는 '텐로코'는 한류의 블루오션인 중남미 시장을 대표하는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윤종천 텐로코 대표(29·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K팝 팬클럽의 이벤트 대행으로 시작해 K드라마, K푸드로 영역을 넓혀 중남미 한류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대표에게 텐로코는 네 번째 창업이다. 2018년 첫 창업아이템으로 한국의 화장품을 미국과 멕시코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사업을 했고 이후 일반의약품 배달플랫폼 개발에 도전했지만 규제의 벽에 부딪쳐 쓴맛을 봤다. 세 번째 아이템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외국인을 위한 의료서비스 '메딕톡'이다. 메딕톡은 외국인이 약국을 방문했을 때 증상을 상징화한 픽토그램으로 약사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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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표는 메딕톡 사업을 진행하다 우연한 기회에 K팝 팬클럽의 크라우드펀딩 시장을 발견했다. 지난 2월 멕시코 출신 직원이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 멤버 아이엔의 생일축하 지하철광고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고 광고액 모금 사흘 만에 600달러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이후 윤 대표는 지난 3월 스트레이키즈 현진과 방탄소년단 슈가, 5월 빅뱅 대성과 태양의 팬클럽 광고이벤트를 진행한 한 뒤 최종적으로 피봇(사업전환)을 결정했다. 텐로코는 11월까지 총 12건의 팬클럽 광고이벤트를 진행했다. 주요 의뢰자는 중남미의 팬클럽들이다.

광고이벤트는 서울 홍대입구역, 합정역, 건대입구역과 명동 옥외광고 등에서 주로 이뤄진다. 텐로코가 팬클럽의 의뢰를 받아 지하철역 광고를 기획하면 팬클럽들이 펀딩을 진행하고 텐로코는 이 자금으로 실제 광고를 진행한 후 현장사진을 팬클럽에 공유하는 방식이다. 윤 대표는 "K팝 팬클럽에 전달한 광고 현장사진은 트위터에서 많이 공유된다. 100만건 넘게 리트윗된 사례도 있다"고 했다.

팬클럽 광고이벤트로 중남미 시장의 한류수요를 확인한 윤 대표는 콘텐츠 제작능력을 갖춘 커머스기업으로 사업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중남미는 K팝팬이 많지만 정작 배송료가 비싸 굿즈구매가 쉽지 않다"며 "대량 구매대행을 통해 물류비용을 낮추는 한편 중남미 K팝 빅데이터를 확보해 신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한국을 찾을 K팝팬들을 위해 'K팝 퀘스트' 앱(애플리케이션)을 내년 2월쯤 공개할 예정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현재 진행 중인 팬클럽 광고이벤트 현장, 다양한 K팝 성지를 찾을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앱이다. 콘텐츠 제작은 기존 드라마, 영화에 등장하는 음식, 관광지 등 다양한 한국의 모습을 담을 예정이다. 이는 소비력 있는 중남미의 중년세대를 공략하려는 전략이다. 텐로코는 이 같은 사업아이템을 인정받아 지난 4월 강남구의 청년창업지원센터 지원기업으로 선정됐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초기관광벤처기업, 성균관대 캠퍼스타운 보육기업으로도 선발된 바 있다.

윤 대표는 "중남미 주요 한류팬인 10~20대는 소비력이 낮다. 현지의 한류열풍을 더 확산하기 위해서는 중년세대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남미 시장을 조사하면서 드라마에 나온 촬영장소를 방문하거나 극 중 등장한 길거리음식을 구매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연말까지 8편의 K푸드 콘텐츠를 포르투갈어와 스페인어로 제작한 뒤 가정간편식을 현지에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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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로코가 지난 10월 진행한 방탄소년단의 멤버 지민의 생일 축하 지하철 광고/사진제공=텐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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