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알고리즘 공개"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의 자신감 배경은
[스타트UP스토리]알케미랩 김한샘 대표 "불법 리딩방 몰아내는 것이 목표"- 2021.11.16 05:30
- 김한샘 알케미랩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한샘 알케미랩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자신들이 사용하는 알고리즘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겠다는 로보어드바이저(로봇과 투자자문가의 합성어) 스타트업이 있다. 통상 알고리즘은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의 핵심 비법이자 경쟁력으로 평가받는데 이를 외부에 공개해 누구나 들여다보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암호화폐 로보어드바이저 '쫄보'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알케미랩의 이야기다.
김한샘 알케미랩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경쟁력이 알고리즘이 아니라 데이터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우리가 사용하는 알고리즘은 단순하다. 1990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해리 마코위츠 교수의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MPT)'와 '확률론적 딥러닝'에 기반한다"고 말했다.
MPT는 상관관계가 낮은 여러 종목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위험을 줄이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이론이다. 김 대표는 "12년간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투자업계에서 일하면서 내린 결론은 MPT면 충분히 완벽하게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라며 "MPT 알고리즘에 입력 변수인 기대수익과 기대위험을 확률론적 딥러닝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자사의 로보어드바이저의 핵심 원리를 공개한다면 알케미랩의 경쟁력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김 대표는 "중요한 것은 어떤 투자 알고리즘이냐가 아니라 누가 더 먼저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느냐"라고 말했다. 같은 알고리즘 속에서도 10개 항목의 데이터를 알고리즘에 넣었을 때와 1만개 항목의 데이터를 입력했을 때 결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플랫폼 '쫄보'는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해 더 효율적인 알고리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알고리즘과 데이터를 통해 쫄보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 코인선물시장에서 얻은 누적 수익률은 65.5%다. 김 대표는 "MPT와 확률론적 딥러닝은 자산가격의 변동성에서 수익을 내는 전략"이라며 "암호화폐처럼 변동성이 큰 자산일 수록 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자산운용 방식이 노하우처럼 취급되며 숨겨진다는 점이었다. 김 대표는 "투자 알고리즘은 숨기는 것이란 인식이 생기면서 시중에는 불법 '리딩방' 등으로 사기를 치는 사람만 늘었다"며 "이런 미신과 사기꾼들을 몰아내는 것이 쫄보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사업목표에 강남구청년창업지원센터,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청년창업사관학교 등 창업지원기관들도 사업고도화, 투자자 매칭 등 지원에 나섰다.
현재 쫄보는 까다로운 금융투자업규정과 특정금융정보거래법으로 인해 취급 시장을 해외 암호화폐 시장으로 제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제 플랫폼을 베타서비스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금융투자업규정과 특금법 등 규제를 충족할 방법이 없어서 암호화폐 시장에서 로보어드바이저를 시작했다"며 "앞으로 주식, 펀드, 외환거래(FX) 등으로 취급 기초자산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큰 (투자 관련) 데이터 센터'를 설립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알고리즘을 공개하고 나면 기대수익, 위험수익 등을 커스터마이징해 '나만의 로봇'을 만들고 이를 통해 누구나 펀드매니저가 될 수 있는 생태계를 창출해나갈 것"이라과 덧붙였다.
김한샘 알케미랩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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