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업소 예장장부 없앴더니...4년새 매출 5배↑, 구글도 '러브콜'
[이주의핫딜] 숙박 B2B플랫폼 온다, 95억원 시리즈B 투자유치- 2021.10.11 08:19
-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언택트 근무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호텔에서 업무와 호캉스 모두를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맞춰 호텔업계는 '호텔 한 달 살기' 마케팅 등을 진행하며 장기숙박을 원하는 고객들 유치에 나서고 있다. 29일 서울의 한 호텔에 '호텔 한 달 살기' 마케팅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1.7.29/뉴스1
아고다, 호텔스닷컴 등 온라인여행사(OTA)가 늘어나면서 숙박업체들은 관리해야 할 부분들도 더 많아졌다. 여러 OTA 채널에서 판매된 객실 예약 내용을 채널별로 일일이 기록·관리해야 한다. 만약 제휴된 OTA 채널이 10개라면 중복·누락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약 현황도 10번씩 변경해주는 작업을 때마다 해야 하는 구조다.
숙박 기업간 거래(B2B) 플랫폼을 운영하는 '온다'(ONDA)는 국내 숙박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스타트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KB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등 벤처캐피탈(VC)에서 후속 단계 투자(프리 시리즈B) 를 유치했다. 상장사 아난티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KB인베스트먼트의 장상혁 이사는 "국내 호텔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최적의 회사"라고 평가했다. 이보다 앞서 올해 7월에는 '구글 호텔'의 국내 첫 파트너가 됐다. 구글 호텔은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지원하는 숙소 검색·예약 서비스다. 온다의 파트너 숙박 업체들은 구글 검색 후 결제 페이지에서 자체 사이트로 숙박객을 연결하는 'D2C'(소비자직접거래) 사업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숙박 B2B 플랫폼 '온다'…중소형 숙박업체 통합관리체계 공급
오현석 온다 대표(사진)는 "코로나19(COVID-19) 이후 비대면, 온라인에 대한 비중이 커지면서 숙박업체들도 디지털 전환에 대한 수요가 본격화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회사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거뒀다. 전체 거래액은 741억원, 매출 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거래액 모두 2017년 대비 약 5배 증가했다. 가입업체와 운영 객실 수는 같은 기간 3.3배씩 늘어났다. 올해는 실적 개선세가 더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온다의 사업 부문은 크게 △종합 숙박관리시스템(PMS) 구축 △숙박상품 판매·중개 △위탁·관리 운영으로 구분된다. PMS는 현재 회사 측에서 가장 집중하는 사업이다. 숙박업소 운영 전반에 필요한 객실 판매·예약·투숙·재무·수익률 등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전산 체계를 SaaS 형태로 공급한다.
숙박업소는 온다 PMS를 써서 통합관리업무가 가능하다. 구글호텔과 에어비앤비 등 글로벌 서비스나 네이버, 쿠팡, 여기어때 같은 각종 이커머스·OTA 등 31개 판매채널에서 접수된 객실 예약을 통합해서 관리할 수 있다. 다른 판매 채널과 잔여 객실·가격도 실시간으로 연동해 중복 예약·취소 등의 문제를 사전에 차단한다. 오 대표는 "온다 PMS는 모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같이 자체적으로 전산 체계를 구축하기 어려운 중소형 숙박업체의 운영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며 "현재는 호텔, 리조트, 풀빌라, 글램핑 등 숙박 형태에 따라 세분화된 서비스를 공급 중"이라고 설명했다.
온다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온다 PMS 2.0'을 선보일 예정이다. 구글호텔 등 새로운 판매 채널과 연동해 숙박업체와 투숙객을 직접 연결하는 D2C 기능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디지털 도어락 등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활용한 비대면·비접촉 운영 방식도 지원한다. 동남아 등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오 대표는 "해외 숙박업체들은 국내보다 운영 규모나 형태가 더 다양한 반면, 디지털 전환 속도는 더 느리기 때문에 통합관리에 대한 수요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도 온다 PMS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난티·VC 등서 95억원 투자 유치…"박산업 중심축 OTA에서 PMS로 바뀔 것" 최근 온다는 95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KB인베스트먼트와 캡스톤파트너스, 지앤텍벤처투자, 나우아이비캐피탈,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국내 유명 VC들이 참여했다.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기업 아난티는 전략적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투자사들은 코로나19 이후 숙박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종욱 캡스톤파트너스 이사는 "투자를 할 때 먼저 산업 자체가 더 성장할 부분이 충분한가를 가장 먼저 따지는데 숙박산업은 변화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더딘 영역 중 한 곳"이라며 "작은 펜션·게스트하우스뿐 아니라 대규모 객실을 갖춘 호텔들도 숙박 예약부터 입·퇴실(체크인·아웃)까지 디지털 전환이 다른 산업에 비해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기존 OTA 사업 영역을 일부 보완하거나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요인이다. 오 이사는 "현재 숙박산업은 OTA 플랫폼에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큰 상황인데, 숙박업체 한 곳마다 수십개의 OTA들과 개별적으로 제휴를 맺다보니 이를 통합해서 관리하는 수요가 필연적으로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OTA 플랫폼들도 다른 경쟁사를 통한 투숙객 예약 정보까지 공유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제3의 사업자를 허용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 발 더 나아가 OTA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역할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오 이사는 "숙박업체들이 PMS를 이용하는 가장 큰 장점은 투숙객 정보를 직접 관리할 수 있다는 'D2C' 부분이 커진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OTA를 통한 예약은 관련 정보가 모두 OTA에 있기 때문에 숙박업체는 투숙객이 처음 온 것인지 재방문인지, 만약 재방문이라면 지난 번에는 어떤 요청 사항들이 있었는지 등의 정보를 알 수가 없다.
투자자들이 장밋빛 기대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온다가 기대만큼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성장 지점들도 있다고 분석했다. 오 이사는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한 서비스 고도화와 다양한 규모의 숙박업체를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다음 성장 단계"라며 "우선적으로 현재 중소형 규모 숙박업체 위주의 사업 비중을 국내외 3~4성급 호텔·리조트까지 늘리면서 사업 규모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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