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그대에게...수면리듬 바로잡는 '꿀잠 음료' 뜬다

[스타트UP스토리]이수현 로맨시브 대표, 개인 수면 바이오리듬 회복시켜주는 '수면 기능성 음료' 정조준
  • 2021.10.27 06:01
  • 이수현 로맨시브 대표/사진=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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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로맨시브 대표/사진=홍봉진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2015~2019년)에 따르면 국내 성인 10명 중 6명이 수면장애를 겪는다. 이수현 로맨시브 대표도 지난 5년간 불면증을 겪었다. 이 ‹š문에 수면의 질을 높이면서 보다 효과적으로 잠에 드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이 대표는 "요즈음 잠을 계속 설친다고 말하면 주변의 열의 아홉은 '눕기 전 술 한 잔 마셔봐'라고 말할 것"이라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라 생각되나 이 말인 즉, 사람들이 불면증 치료에 적극적인 솔루션을 취하지 않는다는 뜻과 같다"고 말했다. 그가 '수면 기능성 음료'를 지금의 사업아이템으로 삼게 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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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서 만난 이 대표는 "미국·유럽 식음료 시장 변화를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선 즉각적인 각성 효과를 가져오는 에너지 음료 섭취량이 주는 대신 수면 기능성 음료 시장 그래프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 "특히 코카콜라와 펩시가 작년부터 외부 및 사내벤처가 개발한 수면 기능성 음료를 집중적으로 마케팅하기 시작했다"면서 "앞으로 5년 간 '수면'이 식음료 유행을 규정짓는 단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는 정반대다. 수면장애 환자 발생률이 매년 10%를 넘어서지만 고카페인 음료가 여전히 잘 나간다. 이 대표는 "빨리빨리 문화에 '열정맨'이 많아서 국내 카페인 음료 시장이 쉽사리 꺾이지는 않을 것 같다"며 배시시 웃었다. 그러곤 "아직 수면 기능성 음료가 시중에 보급되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며 "편의점에 숙취해소제가 깔린 지 얼마 안 됐는데 사람들이 즐겨 찾는 것처럼,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 수면 음료 역시 대중화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꿀잠을 재워준다는 이른바 '슬립테크'(Sleeptech, 숙면기술)를 앞세운 사업들이 차츰 늘면서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수면경제)'란 신조어도 생겨났다. 한국수면산업협회는 국내 수면 관련 시장규모가 1조7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표에 따르면 국내 수면산업 시장규모는 미국과 일본에 비해 각각 10분의 1,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큰 편이다. 그는 "현재는 숙면을 위한 개인 맞춤 침구, 낮잠을 자는 산소캡슐방, 숙면 정도를 파악하는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라벤더 수면 오일 정도지만 앞으로 숙면 음료가 가장 큰 비율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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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체라 제품 이미지/사진=로맨시브
이 대표가 개발한 수면 음료의 이름은 작은 담요라는 뜻이 담긴 '리체라'(lichera)이다. 그는 "지금은 쓰이지 않는 스페인 사어(死語)에서 따온 것"이라고 했다.

이 음료엔 천연 수면유도물질이 포함됐다. 이를테면 1700년 이상 불면증에 주로 사용된 한약재 산조인(신맛 나는 대추씨) 추출물이 들었다. 그는 "수면에 도움이 되는 원료 물질 후보 40~50개를 모두 찾아보고 실험했다"고 말했다.

이 뿐 아니라 진정효과와 항우울효과가 있는 홉 추출물, 근육 이완 작용 등을 유도해 짧게 자도 개운한 마그네슘 성분, 정신적 이완 상태의 뇌파 발생을 증가시키는 L-테아닌 등도 첨가됐다. 그는 "미국 사람들은 잠을 오랫동안 길게 자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짧게 자도 푹 자기를 원한다"며 "수면의 질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제품 개발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수면에 도움이 되는 원료를 단순히 혼합하는 형태로 만든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산조인 자체는 쓴맛이 있고 많이 복용하면 위가 쓰릴 수 있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발효 공정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료 속 수면에 도움이 되는 산조인 추출물 수면 지표물질을 늘리기 위한 최적화된 발효 공정을 만들기 위해 서울대 연구실과 함께 지속적인 R&D(연구·개발)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화장품 시장을 보면 수분 충전, 미백, 영양, 주름 개선 등 목적에 따라 제품군이 다르듯 식음료 시장도 5년 뒤엔 그렇게 될 것"이라며 "면역력을 높이는 잠,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잠, 짧게 잤지만 개운한 잠 등 원하는 수면 유형에 맞춘 음료를 다양하게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음료 뿐만 아니라 수면 껌, 수면 젤리 등 반고체 제형 식품도 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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