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박막례 할머니도 쇼핑몰로 돈번다...비결은 구독형 웹서비스


image
빅토리아막례 쇼핑몰 화면
#박막례 씨(74)는 구독자 133만명을 지닌 '할머니 유튜버'다. 2017년 치매 위험 진단을 받고 손녀와 떠났던 호주 여행의 영상을 시작으로 인기 유튜버로 제2의 인생을 살게 됐다. 스마트폰도 못 다뤘던 할머니가 최근에는 유튜브에서 선보였던 비빔국수 조리법을 담은 간편식(밀키트) 상품도 내놨다. 온라인 쇼핑몰 '빅토리아막례'를 구축해 비빔국수 밀키트와 할머니 사진이 들어간 티셔츠 상품 등을 판매 중이다. 현재는 모든 제품이 매진된 상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막례 할머니처럼 초보 판매자들도 손쉽게 온라인 쇼핑몰이나 웹페이지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웹 제작(빌더) 구독형 서비스'가 국내외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늘어나는 온라인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수요에 힘입어 이커머스에 진출하는 신규 판매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웹 제작 구독형 서비스는 코로나19 시기를 전후해 이커머스업계에 발을 들인 1~2년차 판매자들부터 억 단위 매출을 올리는 베테랑 판매업자들까지 폭넓게 이용 중이다. 수백만원씩 들여서 쇼핑몰과 전자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개편하는 대신 월 몇 만원 수준의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는 이점 때문이다.


네이버 시총 3배 넘는 쇼피파이…윅스닷컴, 스퀘어스페이스 등 급성장


image
해외에서는 윅스닷컴, 스퀘어스페이스, 쇼피파이 같은 쇼핑몰·웹 제작 서비스업체들이 이미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쇼피파이의 지난해 매출은 29억2900만달러(약 3조4700억원)다. 4일 기준 시가총액은 1679억2400만달러(약 199조3200억원)다. 국내 1위 전자상거래 업체 네이버(62조7400억원)의 세 배를 훌쩍 넘는다. 쇼피파이는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종합 솔루션을 일괄 제공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아마존에 이은 2위 이커머스 업체로 자리잡았다.

윅스닷컴과 스퀘어스페이스는 쇼피파이보다 더 간단한 웹 제작 구독서비스를 내세우면서 각각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별다른 코딩없이 마우스 조작(드래그 앤 드롭)만으로 쉽게 감각적인 웹페이지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윅스닷컴과 스퀘어스페이스의 지난해 매출은 9억8900만달러(약 1조1700억원), 6억2100만달러(약 7300억원)다. 시총은 각각 105억달러(약 12조4600억원), 54억달러(약 6조4000억원) 수준이다.


국내선 스타트업 '아임웹' 주목…회원 34만명 돌파


image
아임웹 주요 회원사
국내에서는 '아임웹'이 웹 제작 스타트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막례할머니 쇼핑몰인 빅토리아막례나 유명 샤워기 쇼핑몰 '베라베프', 스트리트패션몰 '해브해드'부터 캄보디아 전기삼륜차(툭툭) 스타트업 '어니언모빌리티' 등이 아임웹을 이용해 홈페이지, 쇼핑몰을 제작했다. 국내외 회원 수는 34만명 수준이다. 올해 8월 기준 회원 웹사이트(고객사) 거래액은 1조3000억원, 상반기 통합결제(PG) 신청량은 상장사인 카페24에 이어 업계 2위를 기록 중이다. 올해 매출은 120억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아임웹의 특징은 윅스닷컴, 스퀘어스페이스보다 직관적인 웹 제작 환경이다. 국내 기존 쇼핑몰 솔루션업체인 카페24, 메이크샵과 달리 웹 개발 경험이나 지식 없이도 원하는 웹을 만들 수 있도록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제작된 웹의 형태도 컴퓨터(PC)나 모바일 등 이용자 기기에 따라 알아서 최적화하는 '반응형 웹페이지'다. 이수모 아임웹 대표는 "웹 개발이나 포토샵, 코딩 같은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누구나 손쉽게 웹사이트, 쇼핑몰을 만들 수 있다"며 "쇼핑몰 구축에 이어 판매·결제 등 운영도 일괄적으로 가능해 중소상공인이나 1인 판매기업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회원 가입 1년 후 유지율(리텐션)은 94%에 달한다.

아임웹은 판매자들의 해외 시장을 진출을 돕는 다국어 지원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또 여러 온라인 판매 채널과 연동이 가능한 통합관리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쇼핑몰 제작과 결제, 관리, 해외 판매까지 온라인 사업에 필요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부분을 일괄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쿠팡·당근마켓 투자사로부터 100억원 투자 유치


아임웹은 최근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탈(VC) 알토스벤처스에서 1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도 유치했다. 알토스벤처스는 국내에서 쿠팡, 크래프톤, 우아한형제들, 직방, 당근마켓, 비바리퍼블리카 등 IT스타트업에 투자한 VC다.

투자업계에서는 아임웹이 개인용 웹사이트 제작 플랫폼으로 시작해 아마존과 경쟁하는 쇼피파이와 성장방향이 유사할 것으로 보고있다. 박희은 알토스벤처스 파트너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커머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동시에 독특한 감성을 내세운 1인 셀러나 소상공인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기존 웹사이트 솔루션들은 여전히 PC 기반에 머물러 있거나 너무 어렵고 복잡해 최근 추세와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임웹은 앞으로 몇 년 내에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윅스닷컴이나 쇼피파이 등과도 견줄 수 있는 B2B 구독서비스 업체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미디어 액셀러레이팅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