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카메라에 손가락만 대면 혈압 측정…세계 첫 상용화 추진
[스타트UP스토리]이광진 딥메디 대표 "혈류를 동영상으로 찍어 각종 건강정보 측정"- 2021.10.13 04:30
- 이광진 딥메디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광진 딥메디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스마트폰 성능이 향상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드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혈압을 측정·분석해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을 진단하는 '늘협압' 앱을 개발한 딥메디가 대표적이다.
올 상반기에 KB금융그룹 산하 KB이노베이션허브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KB스타터스'에 선정된 딥메디는 GIST(광주과학기술원) 의생명공학과 박사과정 3명이 의기투합해 졸업도 미루고 공동창업한 의료기기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3명 모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능숙해 기술개발이 빠르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이광진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카메라를 통해 심박신호를 측정할 수 있다는 논문을 보고 혈압측정도 되겠다 싶어 의사들에게 직접 상업화 가능 여부를 문의했더니 만성질환자의 고혈압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듣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확도 95%…오는 11월 의료기기 인허가 신청 딥메디의 주요 기술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혈압을 재려면 팽창수축하는 커프기에 팔을 넣고 기다려야 했다. 긴장이라도 하면 수치가 다르게 나오기 일쑤였다. 딥메디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손가락을 20초 정도 대고만 있으면 혈류를 동영상으로 찍어 각종 건강정보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맥파전달속도와 맥파신호를 추출·분석하는 방식으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5만건 이상 빅데이터를 구축했다. 딥메디에 따르면 이 기술로 측정한 혈압과 심박수의 정확도는 95%에 달한다. 이는 의료기기 인허가 기준 92%를 넘는 수준이다.
기술 상용화를 위한 임상도 마쳤다. 오는 11월 의료기기 인허가를 신청하면 내년 초쯤 인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기대한다. 의료기기로 인허가를 받으면 병원, 요양원은 물론 개인들도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혈압을 재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 대표는 "스마트폰으로 심박수를 측정하는 앱은 많지만 혈압측정은 아직 없다"면서 "스위스 회사가 같은 기술로 대규모 투자를 받았는데 상용화를 누가 먼저할지는 아직 모른다. 인허가 속도에 달렸다"고 했다.
늘협압은 고사양 최신 스마트폰이 아니어도 사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비슷한 기술이 나올 수 있지만 정확도를 높이는 건 쉽지 않다"면서 "우리는 '갤럭시S7'(안드로이드 7.0) 이후 모델과 애플의 경우 iOS8 이후 모델부터 카메라 스펙에 상관없이 측정값이 같게 나오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령의 어르신도 쉽게 자신의 건강정보를 측정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개발함으로써 원격 모니터링으로 발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카메라를 찾아 손가락을 대는 대신 셀카(셀프카메라)를 찍는 식으로 측정방식도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누구나 쉽게 심박, 혈압, 체온, 호흡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개발하면 응급상황 시 병원에서 측정해야 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치료도 빨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딥메디는 원격의료 솔루션도 개발, 일본에서 테스트 중이며 미국 진출을 위해 식품의약국(FDA) 인증도 준비하고 있다.
딥메디는 앞으로 심전도와 같은 다른 건강정보들도 정확히 측정·분석해 각종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현재 체온측정 열화상카메라의 모듈을 소형화해서 소상공인이나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체온측정 디바이스를 개발 중"이라며 "의료기기 종합 솔루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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