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사라진 백화점·마트 '시식 코너', 온라인에 떴다

[스타트UP스토리]푼타컴퍼니 장진호 대표, 온라인 시식커머스 플랫폼 '식후경' 개설
  • 2021.08.26 06:00
  • 푼타컴퍼니 장진호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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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타컴퍼니 장진호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한번 먹어보는 행위, 한입 맛보여주는 행위처럼 우리는 식경험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죠. 하지만 최근 그게 어려워지면서 생산자는 포장과 패키지에 더 돈을 붓고, 리뷰를 어뷰징해요. 소비자는 남의 입맛, 남의 리뷰에 더 의존하죠. 그러면서 음식의 본질인 맛에 가치는 점차 퇴색돼 가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만들게 됐습니다."

백화점·마트 시식코너가 코로나19(COVID-19)로 운영 금지되면서 먹어보고 사는 '체험 소비'는 더는 어렵게 됐다. 눈대중으로 구매한 고객들은 입맛에 맞지 않다며 냉장고에 묵혀두기가 다반사다. 비대면 소비의 일상화는 "먹어봤다"는 남들의 구매기에 더 의존케 만들었지만, 가짜 리뷰 전문업체들이 올린 '광고성 후기'에 보기 좋게 당하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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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난 장진호 푼타컴퍼니 대표는 '식후경'을 만든 이유를 이 같이 밝혔다. 이는 국내 첫 온라인 시식 커머스 플랫폼이다. 배송비만 내면 시식상품을 산지에서 배송해 준다. 시식이라고 하지만 샘플량이 마트의 시식 수준이 아니다. 입점한 업체마다 다르지만 밀키트의 경우 본 제품이 그대로 배송될 때가 많고, 소분포장한 커피는 수일간 즐겨 마실 수 있을 정도다.

문을 연 지 8개월 가량돼 아직은 신장개업 수준이나 장 대표의 뜻에 공감한 업체들이 나타나면서 입점기업이 현재 80곳으로 늘었다. 장대표는 "서비스 초반 식후경 파트너사를 발굴하기 위해 50곳을 직접 방문했고, 이동거리로 치면 10만km가 넘는다"며 "소비자가 좋은 먹거리를 만날 수 있는 진짜 입맛을 찾는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식후경의 시식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엔 추석 명절을 앞두고 한우, 고급버섯, 견과류 등의 선물세트를 다루는 업체들의 입점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장 대표는 "기업체에서 고객사에 보낼 선물을 고를 때 신중할 수 밖에 없는 데, 갖가지 제품을 후보로 두고 이중 1가지를 선정하려는 업체 입장에선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많이들 찾고 있다. 입점 업체들 입장에선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이니 적극 이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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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경 모바일사이트 캡쳐
입점한 제품 중 가장 잘 나가는 품목은 연어장·새우장 등 고급 수산물 반찬이다. 장 대표는 "비싼 식품일수록 실패하지 않으려는 소비자들의 주문이 몰린다"고 설명했다. 육아용 제품도 인기다. 그는 "당근마켓에 식품무료나눔 코너에 가보면 이유식·분유 등이 적잖게 올라온다"면서 "육아식은 대체로 비싼데 사도 아이들이 안 먹으면 난감하고 처분하기도 쉽지 않아서, 직접 먹여보고 사려는 엄마들의 수요가 많다"고 했다.

푼타컴퍼니는 이달 '식탐상자' 런칭을 앞뒀다. 여러 종의 화장품 견본을 담아 배송하는 미니박스처럼 다양한 시식용 먹거리를 담아 넣은 박스를 떠올리면 된다.

장 대표는 "디자인, 패키지에 자원을 낭비하기 보단 음식의 본질인 맛에 집중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판촉이벤트"라고 말했다. 만일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을 경우 이를 정기적으로 새로운 테마 형태로 상품화해서 배송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푼타컴퍼니의 핵심 비즈니스는 사실 따로 있다. 서비스 이용자의 구매·반응 패턴을 분석, 입점업체에 제공하는 빅데이터 분석사업을 장기적으로 가져갈 계획이다.

장 대표는 "시식한 고객에겐 각 상품에 맞게 만들어진 피드백 설문지가 모바일메신저 등을 통해 발송되고 작성된 설문지는 여럿 분석을 실시해 파트너사에 돌아간다"면서 "실제 경험한 고객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더 나은 상품 개선이 가능하고 신제품 반응도 시장에 풀리기 전에 조기에 측정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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