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이 한국말을? 고품질 번역으로 '한국어 한류' 시대 연다

[스타트UP스토리]이상헌 보이스루 대표 "번역가 성장과 K-콘텐츠 수출에 가교역할"
  • 2021.08.12 15:20
  • 이상헌 보이스루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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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보이스루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글로벌에서 K-팝, K-웹툰 등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한국어를 더 높은 수준으로 번역한다면 더 다양한 K-콘텐츠를 알릴 수 있습니다. 한국어의 이해도와 인기를 높인다면 동남아 등 해외에서 한국말을 하는 미키마우스, 아이언맨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콘텐츠 번역 스타트업 '보이스루(Voithru)'의 설립자 이상헌 대표가 갖고 있는 목표다. 웃음을 자아내는 맛깔나는 한국어 표현과 캐릭터, 입담 등을 잘 전달한다면 더 다양한 K-콘텐츠 수출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2018년 설립된 보이스루는 유튜브 영상과 웹툰·웹소설 등을 9개의 외국어로 번역해준다. 보이스루는 △AI로 번역가의 업무환경을 효율화한 밍글로(MINGLO)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에게 외국어 자막제작 기능을 제공하는 자메이크(JAMAKE) △기업 고객에게 콘텐츠 번역을 제공하는 파노플레이(PANOPLAY) 등의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특히 밍글로는 영상 속 음성을 자동으로 대본화하고 자막싱크를 맞춰준다. 고유명사·신조어·유행어처럼 번역하기 까다로운 단어나 문구에 대한 적절한 표현도 추천한다. 번역물에 대한 검수, 번역 작업 후 정산절차까지 자동화해 번역가의 불편을 크게 덜었다.

밍글로에는 사업 철학과 회사의 정체성도 담겨있다. 이 대표는 "번역가들은 돈을 안 떼여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항상 불안을 안고 산다"며 "이들이 잘돼야 한국 콘텐츠가 더 많이 해외로 나갈 수 있다. 보이스루가 그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번역가와 K-콘텐츠 동반성장 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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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루에는 현재 1700여명의 번역가가 참여하고 있다. 번역가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다양한 콘텐츠 번역 수요가 몰리면서 참여하는 사람의 숫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상위 번역가는 실수령액 기준 월 1000만원 이상 벌고 있다.

이 대표는 "시스템을 계속 개선해 나가면서 데이터를 쌓고 번역가들이 더욱 작업하기 쉬운 플랫폼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실력 있는 번역가들이 함께 하면서 번역 품질에 대한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보이스루는 2018년 설립 이후 가파른 성장을 통해 국내 영상 번역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대표는 "가격과 작업 속도, 품질 등 3가지 측면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보이스루는 기업고객들을 유치해 번역가들의 안정적인 수입 확보를 도와주고 있다. KBS·MBC·SBS 등 공중파는 물론 CJ ENM, 다이아티비, 샌드박스, 트레져헌터 등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안전가옥, 리디북스 등 웹소설 플랫폼과도 손을 맞잡았다.





연내 동남아 진출…한국 대표하는 '슈퍼 IP' 탄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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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보이스루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이 대표는 문화 콘텐츠 시장의 성장세와 맞물려 번역시장도 크게 확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영상·웹툰·웹소설 등이 많아질수록 번역이 필요한 물량도 늘어난다. 콘텐츠 시장과 번역시장은 일대일로 매칭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보이스루는 연내 동남아시아 번역시장 진출을 본격 추진한다. 베트남을 핵심 거점으로 삼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번역가들을 확보해 한류 콘텐츠의 인기가 뜨거운 동남아 지역에 고품질 번역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국내 중소 콘텐츠 개발사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도 기여한다는 목표다. 각 기업들이 저렴하게 해외 현지에 특화된 번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근 시리즈B 라운드를 통해 유치한 6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밍글로 등 플랫폼 고도화에도 자금을 투입해 번역 작업·검수 시간을 절반 이상 줄이고 품질을 2배 이상 높여 생산성을 10배 가량 증대시킬 것"이라며 "우리 콘텐츠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핵심은 번역이다. 더 다양한 언어로 번역해 한국 콘텐츠의 해외 진출의 다리 역할을 하고, '한국어를 쓰는 슈퍼 IP' 탄생의 초석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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