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아끼려다 비대면 요금 '폭탄'…패션 기획자가 허점 메웠다

[스타트UP스토리]김기동 케이디아이덴 대표, 비대면 무인서비스 통합 플랫폼 '셀푸드' 개발
  • 2021.08.11 11:26
  • 비대면 무인서비스 통합 플랫폼 '셀푸드' 개념도/자료=케이디아이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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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무인서비스 통합 플랫폼 '셀푸드' 개념도/자료=케이디아이덴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대부분 상가가 비대면 주문·결제 시스템인 '스마트오더'를 비롯해 키오스크(터치 스크린 방식 무인정보단말기), 서빙로봇, 디지털보드 등을 잇단 도입하면서 예상치 못한 골칫거리가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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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케이디아이덴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이들 서비스가 각각 따로 이뤄져 운영·관리가 불편한 데다 서비스별 비용도 별도로 책정·부과되는 탓에 매장 운영비 부담이 오히려 도입 전보다 더 커진 것 같다는 거다. 이를테면 A라는 매장에서 N사의 스마트오더, B사의 키오스크, C사의 포인트 적립서비스를 쓰는 식이다. "2018년 최저임금 이슈가 대두하면서 아르바이트 인건비 등 몇 푼 아껴보려 했다가 헛돈만 더 쓴 게 아닌지 모르겠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3개의 서비스 주체가 서로 다르다 보니 매장에선 신메뉴 등록, 고객 이용형태 분석, 회원 관리 등이 어렵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이런 비대면 기술 서비스 들을 한데 모을 순 없을까?

김기동 케이디아이덴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대기업 프렌차이즈는 자체적으로 통합형 플랫폼을 개발해 쓰는 게 가능하지만, 중·소 규모 프렌차이즈나 소상공인 매장은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없어 입점 형태 플랫폼 서비스를 쓸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공략했다며, 비대면 무인서비스 통합 플랫폼 '셀푸드'를 개발·판매한 배경을 이 같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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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푸드 키오스크
셀푸드는 키오스크, 스마트폰·태블릿 주문 앱(애플리케이션), 디지털보드, 포인트·쿠폰 적립 등의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운영·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메뉴 등록 및 통계 정보 수집, 회원 관리, 스탬프 찍기 등을 하나의 사이트에서 운영할 수 있다. 또 커피 등 서빙 로봇, 네이버 스마트 주문, 제로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 결제 등의 제휴서비스와 연동도 손쉽게 할 수 있다.

앞서 김 대표는 2009년부터 2016년까지 패션회사 코오롱FnC에서 플랫폼 기획, 온라인 마케팅 등의 업무를 맡아 해왔다. 이때 경험이 창업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됐다고 한다. 그는 "코오롱 fnc에 이(e)커머스 담당자로 재직하면서 '옴니채널'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고 의류를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하는 '옴니픽'이라는 서비스를 기획해 내놨다"며 "이것을 음식에 적용해보면 효율적일 것 같아 창업해서 만든 것이 셀푸드"라고 말했다. 옴니채널은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구매·경험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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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셀푸드를 도입한 매장은 △더치앤빈 △동원홈푸드 △킹스꼬마김밥 △그릭데이 △스토랑트 (24시간 무인로봇카페) △뉴욕버거 등 총 1249곳이다. 이밖에 케이디아이덴은 자체 솔루션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있다. 지난해 홍대 소상공인 상점가, 선운상가, 보정동카페거리 등을 대상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스마트 상가 체계 구축·확산' 참여했고, 올해 역시 전국의 다양한 상점가에 스마트 기술 보급을 진행중이다.

셀푸드를 통해 이뤄진 주문수는 2019년 기준 82만9465건에서 올해 6월 26만8522건이 발생했다

거래액도 2019년 56억원에서 지난해 111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를 통한 케이디아이덴의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2019년 3억9500만원에서 2020년 10억32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케이디아이덴이 처음부터 셀푸드란 브랜드의 통합서비스를 제공한 건 아니다. 주로 테이크아웃으로 운영되고 회전율이 빠른 커피전문점의 경우, 키오스크 비용 부담으로 스마트오더 앱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다른 매장들이 하나둘 도입하자 결국 키오스크를 추가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었다. 이때 이 대표는 고객사 확보를 위한 락인(Lock-in) 전략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고 기존 스마트오더와 키오스크를 결합했다. 이렇게 하자 기존 스마트오더 앱 사용성이 훨씬 높아졌다. 여기에 매장 광고를 위해 디지털 보드를 추가하는 매장이 생기면서 이도 함께 묶었다. 이런 식으로 결합 모델을 만들면서 지금의 통합 관리운영솔루션을 구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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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푸드 스마트오더 앱/사진=케이디아이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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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케이디아이덴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이 대표는 초기 사업비를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지원 R&D(연구·개발) 사업 등에 연이어 선정되면서 자금을 조달해 왔다. 이후 서울창업허브 입주기업으로 선정되면서 투자유치 노하우 등을 얻어 투자 유치에 나선 상태다. 케이디아이덴이 제시한 시장조사자료에 따르면 국내 음식·의류매장 약 85만개 중 비대면 무인 매장을 적용이 가능한 매장은 약 60만 개, 약 1조 8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런 시장성을 고려할 때 2021년 하반기 프리시리즈A, 2022년 상반기 시리즈A, 같은해 시리즈B 등으로 이어지는 투자 유치 계획은 무난히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케이디아이덴은 앞으로 운영하고 있는 키오스크 및 디지털보드의 유휴영역을 통한 AI(인공지능) 기반 공유 광고 서비스도 추진, 부가 수익을 거둔다는 방침이다. 또 주문·서빙 등을 로봇이 알아서 하는 24시간 무인카페 '스토랑트'와 함께 중국에 진출하는 등 해외시장으로도 판로를 개척해 나갈 예정이다. 또 운영하고 있는 스마트오더앱을 실감형 VR 매장을 위한 통합 플랫폼으로 피봇팅하는 작업으로 셀버스의 서비스 중 앱 서비스 부분의 강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음식 분야 외에 제 전공이던 패션을 기반으로하는 생활 분야에도 곧 진출할 계획"이라며 "백화점, 호텔 등 다양한 생활 분야에 순차적으로 비대면 자동화 플랫폼을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에서는 키오스크와 같은 비대면 무인화를 매장에 적용하고 온라인에서는 실감형 앱을 매장에 적용해 온-오프라인 검색·구매·경험이 가능한 지역사회의 옴니채널을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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