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자들이 AI 영어학습앱 만드니···'재미 솔솔, 어휘 술술'

[스타트UP스토리]박종흠 이팝소프트 대표 "AI 영어학습앱 '말해보카'로 글로벌 시장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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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어권 국가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 영어로 말하려면 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모국어로 생각하면서 같이 영어를 대입하는 식으로 문장을 조합하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에 '한영-영한' 번역기가 필요한 셈이죠. 내 머릿속 번역기의 성능을 진단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인공지능(AI) 학습 플랫폼입니다."

박종흠 이팝소프트 대표(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영어를 외국어로 접하고 배워야 하는 사람들이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교육 플랫폼으로 글로벌 '에듀테크'(교육과 기술 융합분야) 시장에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팝소프트는 2018년 설립된 영어교육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이다. 넥슨과 일렉트로닉아츠(EA)코리아 등에서 크레이지아케이드,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피파온라인3 등 유명 게임을 제작한 개발자들이 공동 참여해 창업했다. 외국계 회사인 EA에서 일했던 경험이 영어학습 앱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박 대표는 "회의 때 마다 영어를 써야 하는데 막상 말을 하려면 머리가 하얘졌다"며 "나중에 할 말을 영어로 번역해보면 다 아는 단어고, 너무 쉬운 문장인데 그게 생각이 안 나는 이유가 뭘까 고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핵심 서비스인 '말해보카'도 '한영-영한' 대입이 가능한 어휘력 학습에 초점을 맞췄다. 어휘력이 풍부하면 한국어를 영어로 만들고, 그 반대도 되겠다는 경험에서다. 현재 말해보카에서 학습 가능한 단어 수는 3만4000여개다. 실생활에서 자주 쓰는 단어부터 전문 분야 용어나 고급 어휘까지 영어권 지역의 실제 사용빈도 순서로 배운다.

틀렸던 단어들을 모은 오답노트와 자동 복습 기능도 갖췄다. 오답노트는 올해 1분기까지 2만여개를 확보했다. 박 대표는 "AI가 최적의 복습 시기를 파악해 반복 학습해주기 때문에 말해보카에서 익힌 어휘는 평균 90% 이상 기억을 유지하는 것으로 자체 분석결과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AI로 최적의 학습 수준 설정…일본·베트남 등 해외진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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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은 학습자의 영어 수준을 정확히 감지해 최적의 학습 단계를 제시해준다. 학습자가 뜻을 애매하게 알고 있는 단어와 숙지한 단어를 구분해낸다. 앞서 정답을 맞춘 단어라도 입력 시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거나 고민했다면 하루 뒤에 다시 문제를 내는 식으로 복습주기를 조정한다.

박 대표는 "기존 학습 앱들은 사용자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문제가 너무 어렵거나 쉬운 탓에 학습 동기가 약해지는 일이 많았다"며 "AI가 학습자의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해 늘 도전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적절한 수준의 난도를 유지, 지속적인 학습 동기를 부여한다"고 강조했다.

학습은 영어퀴즈 게임 방식을 차용했다. 단순 암기식 학습법에서 벗어나 게임 같은 구성으로 어휘·듣기·말하기 학습이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게임처럼 수준별 리그 순위가 나와서 친구 등 다른 사람들과 경쟁할 수 있다. 학습 성과에 따라 내 캐릭터를 수집하고, 꾸미기까지 할 수 있다. 퀴즈는 영어 문장이 제시되면 빈 칸에 적절한 단어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예문들은 영어 원어민이 작성했다.

올해는 말해보카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문법 학습과 학생·수험생 특화 기능을 추가한다. 토익, 토플, 텝스 등 공인영어시험과 학교시험 범위, 날짜에 맞춰 필요한 단어를 외울 수 있는 학습일정을 제공한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늘어난 비대면 수요를 반영해 영어 학원과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간(B2B) 솔루션도 공급한다. 학원에서 학생들의 학습성취도 등을 개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박 대표는 "말해보카는 강의 기반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언어도 한국어처럼 동일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일본과 베트남 등 영어 학습수요가 큰 비영어권 지역에서 우선 영어 학습 앱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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