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썩는 젤라또 재료에 충격…쌀·쑥으로 만들었더니 '입소문' 대박
[스타트UP스토리] 김형범 젤요 대표 "못난이 농산물로 건강한 젤라또 개발...스마트공장 구축, 하루 1만개 생산"- 2021.06.30 05:43
- 김형범 젤요 대표 /사진제공=젤요
김형범 젤요 대표 /사진제공=젤요 |
김형범 젤요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올 3분기 여성들을 위해 전라북도 익산의 사과, 비트, 당근으로 만든 ABC 젤라또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탈리아어로 아이스크림의 의미하는 젤라또(Gelato)는 공기 함량이 낮아 쫀뜩하고 진한 맛이 특징이다. 방부제, 색소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건강한 먹거리로 인식되고 있다.
김형범 대표는 카페 창업컨설팅 사업을 하다 2015년 젤라또에 관심을 갖게 됐다. 카페 시장에 새로운 디저트 개발붐이 불면서 젤라또의 수요가 높아졌다. 하지만 이탈리아 젤라또 기계가 워낙 고가이고, 원재료인 파우더와 페이스트를 모두 수입해야 해 실제 카페들에 도입하기에는 부담이 컸다. 특히 1년 넘은 원재료가 썩지 않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직접 한국형 젤라또 개발을 만들기 시작했다.
김 대표가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쌀가공식품산업대전'에서 내놓은 '쌀 젤라또'가 기회가 됐다. 전시회를 찾은 전라북도 장수군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쌀 젤라또'의 맛에 만족했고, 사과를 활용한 젤라또 제조를 의뢰했다.
김 대표는 "원물 가격이 비싼 사과를 가지고 함유량을 높인 젤라또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며 "약 1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장수 사과 100% 착즙액으로, 사과 함유량 83%의 샤베트 젤라또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렇게 시작한 전라북도와의 인연은 2018년 10월 농림부가 주최한 '농식품 창업콘테스트' 참가로 이어졌다. 전북 대표로 내놓은 사과 젤라또는 본선 4위에 오르며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후 젤라또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2019년 2월 농업회사법인 젤요를 설립했다.
젤요는 전북 익산에 위치한 국가식품클러스터 '푸드폴리스'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한국식 젤라또 개발 및 생산한다. 비염 예방에 효과적인 익산 작두콩을 비롯해 봉동 생강, 제주 감귤, 거문도 해풍쑥 등 각 지역 대표 농산물을 활용한 젤라또를 선보였다.
젤라또의 가장 큰 매력은 어떤 식재료로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젤요는 다소 흠집은 있지만 맛과 상품성은 A급인 농산물을 원재료로 젤라또를 만들고 있다. 소비자들에 팔기 어려운 '못난이 사과' 등으로 젤라또를 만들어 소비 촉진과 농가 소득 증대, 더 나아가 일자리까지 창출하는 게 김 대표의 목표다.
그는 "농산물을 젤라또로 만들기 위해서는 원재료의 수분 함유량에 맞춰 1차 가공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사과, 수박과 같이 수분이 많거나 망고와 같이 섬유질이 많으면 가공하기 어렵다"며 "젤요는 수년간의 연구개발로 어떤 재료든 젤라또로 만들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젤요는 2019년 5000만원 수준이던 매출이 지난해 1억16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쿠팡 등 일부 온라인 마켓에서 특별한 마케팅 없이 올린 성과다. 올 들어 5개월간 매출은 이미 5000만원을 넘어섰다. 재구매 비율도 25%로 꾸준히 고객층을 넓혀가고 있다.
또 젤요는 지난 2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R&D(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ABC 젤라또를 시작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올해 매출 목표 3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을 받아 상온에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키트(kit)도 개발했다.
김 대표는 "하반기 하루 1만개 생산이 가능한 스마트공장 구축도 완료된다"며 "100% 우리 농산물로 만든 젤라또로 소비자의 건강과 농촌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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