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도 무슨 소린지 모르는 보험약관…AI가 분석해서 맞춤상품 추천
[스타트UP스토리]이길웅 웰그램 대표 "5년간 약관 빅데이터 구축...직접 보험상품 개발, 비대면 청약시장 선점"- 2021.06.16 08:41
- 이길웅 웰그램 대표
이길웅 웰그램 대표 |
이길웅 웰그램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연간 납입보험료가 200조원에 달하는 국내 보험시장이 5년 뒤 해약률이 50%가 넘는 이유는 보험에 대한 정확한 정보 부재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소비자가 보험상품의 보장 내용을 제대로 인지하고 비교하기 어렵고, 기존 보험 비교사이트들도 수수료가 많은 상품을 우선 추천해주는 경우가 많아 보험 해약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웰그램은 이 대표가 2015년 삼성생명 e-비즈니스팀 출신들과 함께 설립한 인슈어테크(InsurTech, 보험과 기술 합성어) 스타트업이다. 올해 초 국내 최초로 AI 기반 보험 애그리게이터(Aggregator, 비교견적사이트) '누잘(NUZAL)'을 선보였다. 누잘은 성별과 생년월일을 입력하면 보험사들이 판매 중인 실손의료, 암, 상해, 질병, 치아 등 22개의 보험분류별 세부 약관들을 비교, 분석한 뒤 상품을 추천해준다.
이 대표는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도 꼼꼼히 비교,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고객 입장에서 가장 좋은 상품이 무엇인지 공정성을 갖고 추천해준다면 혼탁한 보험시장도 개선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웰그램은 자체 개발한 '누잘 지수'로 보험평가를 쉽게 볼 수 있게 했다. 이 지수는 보험사 지수(회사 건전성, 고객 서비스 만족도) 15%와 상품 지수(보험료, 보장범위, 보험기간) 85%로 적용해 계산한다. 또 5가지 항목을 전체 평균과 비교해주고 상품의 특징 5~6개를 나열해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이 대표는 "상품 지수는 보험상품의 약관과 설명서를 분석한 정보에 연도별 의료 관련 통계 20여종의 자료를 가중치로 계산한다"며 "특히 5만4000개의 한국표준질병코드를 기준으로 보장범위를 산출해 쉽게 볼 수 있는 '히트맵'으로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AI가 약관을 분석한다는 점에서 일반 인슈어테크 기업들과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인슈어테크 기업들은 가입돼 있는 보험에서 부족한 보장을 찾고 관련 보험을 단순히 추천해주는 수준이지만 웰그램은 20여명의 전문가들이 약 5년간 보험상품별 약관을 분석해 빅데이터를 쌓았다. 이를 토대로 AI가 약관을 비교 분석하고, 필요한 상품을 추천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보험은 약관의 조사, 어미에 따라 실제 보장범위가 크게 차이가 나고, 같은 보험이라도 연령별로 보험혜택이 다르다"며 "경쟁 기업이 약관 빅데이터를 쌓는데만 2~3년이 걸린다고 본다"고 말했다.
웰그램은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알파홀딩스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뒤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앞으로 모든 영역의 보험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보험상품 토탈 플랫폼을 구축해 '누잘'의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보험 애그리게이터로 신뢰도를 쌓으면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상품 개발도 가능하다"며 "앞으로 보험 청약까지 사이트 내에 가능한 GA(보험판매대리점)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올해 1월에는 모바일 전자청약을 위한 '암호화된 디지털청약서류를 이용한 사무자동화 구현방법' 특허도 취득했다. 앞으로 이 특허를 기반으로 비대면 보험 청약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누잘이 소비자의 건강정보를 바탕으로 보험 보장분석, 상품설계, 향후 보험금 지급까지 책임지도록 하겠다"며 "보험업계의 '배달의 민족'이 될 수 있도록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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