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핀테크 히어로' 이유있는 자신감

[스타트UP스토리]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 "중산층 10억명 타깃…코로나 이후 실적 회복 속도"
  • 2020.09.16 04:30
  •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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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코로나19(COVID-19)로 지난 4~5월에는 90%에 가까운 역성장을 경험했습니다. 전례 없는 위기로 영업활동이 크게 위축됐지만 이 시기가 지나가면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 강남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올 상반기 코로나19로 인도 내 모든 대출상품의 연체율이 60%까지 치솟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현지 직원의 약 30%를 구조조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밸런스히어로는 2014년 설립된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이다. 출범과 함께 선불제 통신요금 잔액확인앱 ‘트루밸런스’를 인도에 선보이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지난해말 기준 트루밸런스의 누적 이용자(앱 충전·결제 기준)는 800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인도중앙은행(RBI)이 모든 금융기관의 대출 원리금 상환을 유예키로 결정하면서 밸런스히어로의 현지 사업도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지난 14일 기준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84만5003명에 달한다.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면서 이 대표는 올해 한 번도 인도 땅을 밟지 못했다. 오는 10월쯤 한 달에 두 번 정도 오가는 부정기 경유편을 통해 다시 인도를 찾을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인도 인구의 평균연령은 29세로 이들에겐 코로나19가 한국처럼 치명적인 병으로 인식되지 않고 생활도 많이 정상화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경제모니터링센터(CMIE) 주간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의 지난 7월 고용률은 37.6%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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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10억명 인도 중산층이 타깃 고객…자체 대안신용평가체계 구축


밸런스히어로는 지난해 9월부터 소액대출, 보험상품 등을 취급하면서 트루밸런스를 금융플랫폼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인도의 13억 인구 중 은행거래를 하기 힘든 10억명가량의 중산층이 타깃 고객이다. 회사는 현재 △후불결제(페이레이터) △충전목적대출(리차지론) △개인대출(퍼스널론) △긴급신용대출(인스턴트캐시론) 등의 소액대출상품을 출시했고 연내 2~3개 상품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인도에서 개인신용으로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인구는 1억8000만명에 불과하다”며 “은행거래는 할 수 없지만 한 달 평균 20만원 안팎을 벌며 실제 생활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계층이 주요 고객으로 소액대출 규모가 1만5000원부터 20만원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들을 대상으로 대출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지난 5년여간 트루밸런스를 통해 확보한 8000만 이용자의 데이터를 모아 ACS(대안신용평가체계)를 구축했다. 앱 내 거래기록, 위치정보, 데이터 사용량, 결제내역 등을 기반으로 자체적으로 고객의 신용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한국 본사에서 근무하는 개발팀 80여명의 주요 업무는 이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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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1만5000원~2만원 초소액 대출상품도 설계…대체 불가능한 시장 선점


현재 ACS에 기반한 소액대출상품 연체율은 10% 안팎까지 회복됐다. 회사가 소액대출상품을 통해 한 달에 벌어들이는 이자수익률이 20%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는 셈이다.

이 대표가 실적회복을 자신하는 이유다. 이 대표는 “소액대출이기 때문에 하루 금리가 1%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이용자들이 대부분 다른 곳에서 대출이 힘들어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성장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올 연말에는 BEP(손익분기점) 도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인도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구규모나 경제성장성 측면에서 인도가 곧 글로벌 시장이라고 생각한다”며 “더 많은 스타트업이 인도 시장을 낯설게 느끼지 말고 뛰어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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