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美 특허소송 승소…배상액 최소 '750만불'

한국 지재권 전문 투자회사가 미국 기업 상대로 거둔 특허소송 쾌거

한국 최대 지적재산권 전문 투자회사인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대표 장세익)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중앙지법에서 진행된 특허침해소송 1심 배심원 재판에서 승소해 최소 750만 달러의 배상액을 인정받게 됐다.

이번 특허침해소송에서 배심원들은 피고 업체인 미국 킹스톤테크놀러지(Kingston Technology LLC)가 제조 판매한 USB 플래시 드라이브(DT101G2)가 한국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가 보유한 미국 특허 '544의 3개항을 모두 침해했다고 판단했으며, 나아가 피고가 고의적으로 특허를 침해했다고 평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중앙지법 특허침해소송에서 고의적 침해를 인정받는 사례는 많지 않고, 특히 한국 기업이 미국 토종기업을 상대로 고의침해를 인정받았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킹스톤테크놀러지는 미국 USB 메모리업계 1위 업체다.

배상액은 킹스톤테크놀러지가 지난 7년간 제조 판매한 USB 플래시 드라이브 370만개에 대해 개당 20센트씩 적용해 총 750만 달러(약 93억원)가 부과됐다. 통상적으로 법정이자가 부과되므로 추가로 약 340만 달러(약 42억원) 이자를 더해서 총 배상액은 1100만 달러(약 136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향후 판사의 판결에 의해 고의침해 배상액이 2배가 될 경우엔 총 배상액이 2200만 달러(약 273억원)로 늘어날 수 있다.

이번에 나온 배심원 평결에 근거해 수개월 뒤 판사의 판결이 나오는데, 이 때 고의침해 배상액을 2배로 할지 3배로 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배동석 본부장은 "지난 5년간 인내심을 가지고 킹스톤의 무단사용 혐의를 지속적으로 입증해 왔다"며 "이제는 미국의 거대 테크기업도 한국의 특허기술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한국은 특허기술 뿐 아니라 특허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투자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 전문 투자기업이 존재하기 때문에 특허전쟁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이번 특허침해소송 전과정을 파보(Pavo)라는 특허권 프로젝트 투자형태로 미국내 자회사를 설립해 소송을 추진했다. 파보의 대표는 이종근 변리사가 맡았다. 이 대표는 "한국 기업이 미국특허를 확보할 경우 독점적 실시권을 인정해주는 미국 특허시스템 하에서 무단사용한 침해기업을 응징할 수 있었다"며 이번 특허침해소송 승소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의 소송대리인은 미국 LA에 위치한 루스어거스트카봇(Russ August Kabot)이란 로펌이다. 이번 소송의 리딩 변호사인 벤 왕(Ben Wang)은 "미국 정부가 인정한 미국특허권을 소유하면 한국기업이든 누구든 평등하게 미국의 특허보호시스템에서 보호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가 보유한 특허기술을 무단 도용한 킹스톤테크놀러지 측에서는 미국내 지재권 1위 로펌인 피쉬앤리차드슨(Fish & Richardson)을 동원해 비침해 및 무효등을 주장했으나 결국 특허소송 1심 배심원 재판에서 패배했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장세익 대표는 "이번 특허침해소송은 회사 설립 후 최초로 미국에서 거둔 쾌거로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지재권(IP)펀드를 조성해 지속적으로 특허권 투자를 확대할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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