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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가죽' 신시장 개척…아르마니도 반했다

[스타트UP스토리]김지언 아코플레닝 대표 "건식재생기술로 가죽 재활용...글로벌 공략"
  • 김유경 기자
  • 2018.09.1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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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플레닝의 재생가죽 소재로 만든 엠포리오 아르마니 여성핸드백/사진=홍봉진 기자
#2016년 모피 사용 중단을 선언한 아르마니는 올해 3월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아코플레닝과 손잡고 ‘엠프리오 아르마니’의 여성핸드백 소재를 모두 재생가죽으로 교체했다. 재생가죽 제품은 기존 인조가죽(비닐레자) 제품보다 2만~3만원 비싸다. 아르마니는 소비자의 가격저항이 크지 않으면 재생가죽을 다른 브랜드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아디다스는 오는 10월 아코플레닝과 내년에 선보일 운동화의 삼선에 재생가죽을 활용하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아코플레닝이 개발한 재생가죽실을 운동화 소재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나이키, 리복, 뉴발란스 등 다른 유명 운동화 메이커들도 재생가죽을 활용하기 위해 아코플레닝과 비즈니스미팅을 잡아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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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언 아코플레닝 대표/사진=홍봉진 기자
국내 스타트업이 가죽을 사용하는 글로벌 명품 제조업체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어 주목된다. 가죽제품은 그동안 재활용이 안되는 폐기물로 전세계의 골칫거리였기 때문이다.

김지언 아코플레닝 대표(45)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가죽공정 이후 자투리 가죽을 가루로 만들어 재생한 경우는 있지만 수명을 다한 가죽제품의 재생은 어려웠다”며 “현재 가죽폐기물을 재생해 천연가죽 대체소재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전세계적으로 아코플레닝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기존 습식재생 방법은 대형설비가 필요할 뿐 아니라 폐수를 배출하고 화학제품을 사용해 재활용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었다. 김 대표가 개발한 건식재생 방법은 가죽을 섬유 형태로 만든 후 온도와 수분, 압력을 일정시간 가해 다시 가죽 형태로 만드는 방식이다. 따라서 이미 가루로 만들어버린 기존 습식재생 가죽 외에는 모든 가죽제품을 재생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화학처리된 가죽제품들은 소각할 때 발암물질이 나오기 때문에 매립했는데 그 양이 연간 상암 월드컵경기장 6개 규모”라며 “이같은 폐기물을 자원으로 만들어 수출하고 싶다는 생각에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금강핸드백, 에스콰이아, 이랜드 등에서 19년간 피혁디자이너 및 잡화디렉터로 활동했다. 매일 가죽을 만지다 가죽대체재에 관심을 갖고 2014년 아코플레닝을 설립했다.

윤리경영이 확산하는 유럽에서는 친환경 제품의 수요가 많아 재생가죽시장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김 대표는 전망했다. 그는 “‘엠포리오 아르마니’의 경우 올해 계약규모는 1억원 수준이지만 내년에는 남성용 잡화로 확대돼 12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재생가죽 소재도 천연가죽처럼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핸드백을 만들 수 있는 가죽시트 외에 가죽실을 개발해 직조한 시트를 선보였고 카시트와 가죽 뒷면을 가공한 것같은 스웨이드도 글로벌 유명업체와 손잡고 개발 중이다.

환경법이 엄격한 국내에서 냄새나는 가죽 재생사업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국내 유수 가죽공장이 안산에 모여 있지만 재활용 업종의 신규 진입은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업체들과 일을 하려면 본사의 위치가 중요해 수도권 내 공장을 설립하려고 했지만 10개 지역에서 거절당했다"며 "파주시가 허가를 해주지 않았다면 아코플레닝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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